'통큰' 장학사업 펼친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회장…‘1만명’ 발명가 탄생의 밑거름

2018-09-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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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속에도 후원은 ‘직진’…가정형편 어려운 입상자에 장학금 지원까지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회장은 “자원이 없는 한국이 살아갈 방법은 과학기술밖에 없다”는 일념으로 매출 급감에도 불구하고 과학 인재를 장려하는 데 매진했다. 사진/한국야쿠르트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회장은 “자원이 없는 한국이 살아갈 방법은 과학기술밖에 없다”는 일념으로 매출 급감에도 불구하고 과학 인재를 장려하는 데 매진했다. 사진/한국야쿠르트

한국야쿠르트(대표 김병진)가 지난 1979년부터 단독 후원해 오고 있는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는 대한민국을 발명강국으로 이끌 꿈나무들을 탄생시키는 초석이되고 있다. 당시 매출 급감 등 갖은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과학 인재 장려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창업자 윤덕병 회장의 굳은 신념으로 40년간 지원을 유지해왔다. ‘발명가 등용길’로 불리는 이 대회는 한국야쿠르트의 후원 덕분에 지금까지 약 1만명의 청년 발명가를 육성하는데 큰 밑거름 역할을 했다.

14일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지난 5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홀에서 열린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는 8만6155명이 참가했다. 이 중 경북과학고 3학년 최원찬 군의 ‘물 튐 방지 밑창’이 대통령상을, 대구교대 대구부설초 5학년 김승준 군의 ‘픽앤드스핀(Pick&Spin)’이 국무총리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수상 작품들은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지방을 순회하며 전시된다.

한국야쿠르트가 단독 후원하는 이 대회는 매년 전국의 초·중·고교생 9만여명이 참여하는 청소년 발명대회로 과학에 대한 탐구심을 길러주고 과학자의 꿈을 키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한국야쿠르트의 장학사업은 윤 회장 신념에서 기인했다. 지난 1979년 제1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를 개최할 당시만 해도 과학에 대한 관심이 그리 높지 않던 시기였다. 게다가 연 매출이 260억원 수준이던 한국야쿠르트가 대규모 행사를 후원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윤 회장은 “자원이 없는 한국이 살아갈 방법은 과학기술밖에 없다”는 일념으로 직원들을 설득했다.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발효유 사업에 나선 기업 창립 목적과 과학 인재 육성을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대회 목적이 상호 부합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5일 열린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는 약 8만6155명의 초·중·고교 학생들이 참가해 경쟁을 펼쳤다. 사진/한국야쿠르트
지난 5일 열린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는 약 8만6155명의 초·중·고교 학생들이 참가해 경쟁을 펼쳤다. 사진/한국야쿠르트

어렵게 첫걸음을 뗀 한국야쿠르트의 후원은 평탄치만은 않았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시절 주력 사업인 발효유와 라면 부문 매출 급감을 면치 못했다. 이에 회사의 마케팅 비용과 부대비용 등 절감에 나섰지만 윤 회장은 대회 지원만은 유지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과학 인재 양성이 더욱 중요하다는 데 임직원이 모두 동의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40년 동안 한국야쿠르트의 후원을 받아온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는 국내 발명가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지금까지 대회가 배출한 청년 발명가는 약 1만명에 이른다. 생활 곳곳에서 쓰이는 수상작도 많다. 장난감 가게에서 판매되는 ‘비눗방울총’은 지난 1979년 첫 대회에서 금상(한국야쿠르트사장상)을 받은 임성무 군이 제출한 발명품이다.

특허로 출원된 작품도 다수다. 올해 대통령상을 받은 최원찬 군의 ‘물 틤 방지 밑창’은 특허 등록을 마친 상태다. 지난해 국무총리상을 받은 김성윤 군의 ‘물 쏟음 방지 병 내부마개’는 특허 출원 후 상품화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야쿠르트는 윤 회장의 신념을 바탕으로 입상자 가운데 가정 형편이 어려운 과학계열 대학 진학자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지속적으로 과학 인재를 양성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인재 육성의 발판으로 성장한 이 대회를 지원하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윤 회장의 뜻에 따라 장학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home 권가림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