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차 죽였다” 산책 중 개 잃은 견주가 남긴 글 (+반박 내용)

2018-09-1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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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개가 물어봐야 얼마나 아프다고 발로 차느냐”

산책 중이던 반려견 죽음을 놓고 견주와 한 행인 간의 갈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2일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우리 개가 미친 여자 발에 치여서 죽었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우리개가 미친여자 발에 치여서 죽었습니다.
자신을 30대 여성이라 밝힌 글쓴이는 자신의 반려견 '유리'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했다. 글쓴이는 새벽 시간에 반려견을 데리고 종종 산책을 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그날도 새벽 시간이라 사람이 없어 유리를 목줄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했다"라며 "(유리를 풀어놓고) 흡연을 하고 있었는데 멀리서 유리 비명소리가 들렸다"라고 했다. 그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려갔더니 어떤 여성 분 옆에서 유리가 바르르 떨며 경기를 일으키고 있었다"라고 얘기했다.

글쓴이는 "여성 분 말로는 유리가 으르렁거리며 자신을 위협했다"라며 "무시하고 지나가려는데 달려와 발목을 물어 유리를 발로 냅다 차버렸다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 분 발목에서 피가 조금 나는 것 같았지만 작은 개가 물어봐야 얼마나 아프다고 발로 차느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다리가 아파 병원에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여성이 사이코패스 같았다"라며 "유리가 죽은 뒤 여성에게 전화해 따졌으나 그 여성은 자기 발목이 찢어져 치료받았단 얘기만 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이 여성은 오히려 감염 위험이 있어 경과를 봐야겠다고 나를 협박하더라"라며 "동물 학대 같은 거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글이 조회 수 7만 이상을 기록하며 관심을 끌자 지난 13일 페이스북 모 페이지에는 반려견에게 물린 여성 친구로 추정되는 사람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개에 물린 여성이 내 친구다"라며 사건의 전말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친구가 길을 걸어가던 중 개 한 마리가 쓰레기 봉지에 오줌을 싸고 있는 걸 봤다"라며 "친구는 어쩐지 무서운 마음에 돌아서 가려고 차도 쪽으로 갔는데 갑자기 개가 달려들어 발목을 물었다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친구가 놀라 넘어졌는데도 개가 계속 발목을 물길래 친구가 머리를 발로 찼다더라"라며 "그래도 개가 또 달려들어 물길래 이번에는 배를 발로 찼더니 개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친 친구는 견주에게 본인 번호를 준 후 병원으로 가서 응급 처치를 받고 돌아왔다"라며 "사진을 보면 피해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에는 아킬레스건 쪽을 물린 흔적과 손목과 다리 등에 멍든 자국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견주가 본인 개를 죽였다며 모 사이트에 글을 올렸던데 내가 보기엔 누가 사이코패스인지 모르겠다"라며 "친구에게 전화해 지방대 자퇴생이라며 인신공격을 하며 개 장례비를 요구했다던데 너무 화가 난다"라고 했다.

이 글을 접한 견주는 네이트판에 올린 글에 추가 입장을 게재했다. 그는 "당시엔 내가 너무 놀라 제대로 못 봤던 건 인정한다"라며 "그래도 손이나 다리가 긁힌 건 본인이 넘어지다 그런 것 아니냐. 굳이 그렇게 과한 리액션을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 사람들 마인드가 너무 '사람' 위주로 치우쳐져 있는 것 같다"라며 "유리는 이제 내 마음에 묻고 유리를 닮은 티컵 강아지를 입양하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home 김보라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