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 승진...'3세 경영 가속도'

2018-09-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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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가신그룹들 넘어선 '총괄 수석' 의미 커...그간 경영성과도 한 몫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 부회장 / 뉴스1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 부회장 / 뉴스1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그룹 경영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아버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보좌해 오던 상황에서 총괄 수석이란 타이틀은 정몽구 회장이 한발짝 더 뒤로 물러서 지켜본다는 의미와 더불어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3세 경영이 본격화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정의선 부회장을 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으로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정 부회장이 승진한 것은 2009년 이후 9년 만이다.

이에 따라 정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그룹 전반의 경쟁력 강화, 신사업 추진, 통상 문제 등 현안 극복, 그룹 인사 등 그룹 경영 전반과 주요 사안에 대해 보고 받고 재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재계는 이번 인사를 현대차그룹의 '3세 경영'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그간 80세 고령의 아버지 정몽구 회장을 보좌해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해온 데다 그간의 경영 성과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의선 부회장은 2005년 기아차 사장에 취임 이후 '디자인 경영'을 앞세워 흑자 기조를 이끌어 낸 바 있다. 2006년 폭스바겐 총괄 디자이너 출신인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사장을 기아차 디자인총괄 부사장으로 영입, '디자인 경영'을 통해 그저 값싸고 품질 좋다던 기아차에 '디자인 기아'라는 아이덴티티를 입혀 기아차를 글로벌시장서 한단계 끌어올리면서 존재감을 여지없이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성공적으로 정칙시킨 것 또한 정 부회장의 대표적인 성과로 손꼽힌다. 정 부회장은 '브랜드 경영'을 강조하며 제네시스의 초기 기획단계부터 출범까지의 모든 과정을 기획하고 주도했다. 2011년 2011년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현대차의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발표한 후 4년 후인 2015년 전 세계에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물론 부침도 있었다. 미국 시장 위축과 중국 사드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해외 판매량이 급감하고 실적이 뒷걸음치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시장을 면밀히 분석한 적재 적소의 신차 출시로 이를 만회했고, 국가별 다양한 판매 전략 등을 도입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 등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의 경영권이 아직 공고하지만, '그룹 총괄'이라는 권한이 부여된 된 만큼 현대차그룹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수석 부회장이 최근 친환경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중심으로 현대차의 체질 변화를 이루는데 주력하고 있는 만큼 미래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정몽구 회장께서 정의선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초 그룹 정기인사에서도 가신그룹으로 꼽히는 부회장단에도 변화를 주면서 정의선 시대를 암시했다. 정의선 부회장의 승계를 대비해 차세대 경영진을 양성하는 승계작업을 인사부문부터 시작한다고 보는 쪽에 무게가 실렸었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과 김해진 현대파워텍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났다.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퇴진하면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가신그룹으로 꼽히는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은 9명에서 7명으로 줄었다.

정의선 부회장과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을 제외하면 전문경영인 부회장은 김용환, 양웅철, 권문식,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등 단 5명으로 줄어든 것이다.

사실상 정의선 부회장에게 새로운 문을 열어주고 힘을 실어주기 위한 승계 작업은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정의선 시대를 알린바 있다.

home 이승연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