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치청 오사카 사무처장, 누리꾼 '가짜글'로 힘들어하다 자살

2018-09-1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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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곧 삭제됐지만, 이미 많은 누리꾼이 이 소식을 퍼가며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진 상태였다.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쑤치청(蘇啓誠) 대만 주일 대표부 오사카 사무처 처장이 지난 14일 자살한 이유가 중국 베이징(北京) 인터넷주소(IP)의 누리꾼이 올린 가짜 글 때문이었다고 대만 빈과일보 등 대만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고(故) 쑤치청 대만 주일 대표부 오사카 사무처 처장 / 대만 빈과일보 캡처
고(故) 쑤치청 대만 주일 대표부 오사카 사무처 처장 / 대만 빈과일보 캡처

빈과일보는 태풍 제비로 간사이 공항이 마비된 후 공항의 대만 여행객이 대만 주(駐) 오사카 사무처에 숙박 관련 도움을 청했다가 냉랭한 반응만 있었다는 첫 불만 글을 올린 누리꾼의 IP가 베이징임을 대만 누리꾼이 밝혀냈다고 전했다.

사건은 지난 6일 한 누리꾼이 대만 오사카 사무처에 전화를 걸어 숙박 도움을 요청했는데 냉랭한 대접을 받았다는 글을 대만의 전자게시판(BBS)인 PTT에 올리며 시작됐다.

이글은 곧 삭제됐지만, 이미 많은 누리꾼이 이 소식을 퍼가며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진 상태였다.

이후 '중국이 차량 15대를 동원해 자국민을 철수시켰다'는 또 다른 글이 올라오면서 대만 여론은 간사이 공항에 갇힌 대만 여행객에 대한 대만 주일 대표부의 안일한 대처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관영매체 환구시보도 '일본 간사이 공항은 고립된 상태고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줄을 서고 있지만, 중국 여행객은 우선 철수했다'라는 문장을 올리자 대만 여론은 더딘 처리에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 후 일본통으로 알려진 쑤 처장은 지난 14일 일본을 강타한 태풍 제비로 간사이 공항에 발이 묶인 대만 여행객의 철수 업무가 원활하지 못했다는 비난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부임 2개월 만에 자살했다.

대만 여ㆍ야 정치권은 쑤 처장의 자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두고 "지나친 언론 공격이 원인", "주일 대표의 책임 전가"라며 서로의 공방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대만 누리꾼은 후속 처리에 불만을 가진 대만인의 문장의 IP가 중국 베이징(北京)이었다며 중국이 의도적으로 이 같은 문장을 올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16일 대만 중앙통신사는 쑤 처장이 13일 일본 거주 변호사인 장야샤오(張雅孝) 씨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는데 이는 가짜 뉴스 때문에 억울함을 당하고 있어 관련 일을 상의하기 위한 것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빈과일보도 쑤 처장의 유서에 간사이 공항 폐쇄기간 동안 대만 여행객에 대한 처리에 대한 외부의 비판에 매우 힘들었다고 적혀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셰창팅(謝長廷) 대만 주일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일 동안 계속된 인터넷 악성 글에 몸과 마음이 정말 지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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