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56

2018-09-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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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쉬운 배움책 만들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56- 별자리, 붙박이별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116, 11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16쪽 첫째 줄에 ‘별자리’가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에도 ‘별자리’라고 나오긴 하지만 다른 책에서는 여전히 ‘성좌’라는 말을 많이 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성좌’라는 한자말이 아닌 ‘별자리’라는 토박이말을 쓴 까닭이 무엇인지는 이제 다들 아실 거라 믿습니다.

117쪽 다섯째 줄에는 ‘붙박이별’이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에는 ‘항성’이라고 나오기 때문에 여느 사람들은 듣거나 본 적이 거의 없는 낯선 말일 것입니다. 이런 옛배움책이 남아 있지 않았다면, 아니 쓸모없는 것이라고 남들이 버림치로 버린 것을 돈을 주고 사 놓으신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김상석 관장님의 도움으로 이렇게 옛배움책에서 썼다는 것을 똑똑히 볼 수 있어 짜장 고맙습니다.

우리들 가운데 밤하늘에 반짝이는 것들을 보고 ‘성’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배움책에도 ‘-성’이라는 말이 많아야 할 까닭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배움책에 나오는 말이 토박이말이 아니더라도 토박이말로 무엇이라 했는지는 알려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116쪽 여덟째 줄에 나오는 ‘은하수’를 보고 토박이말 ‘미리내’를 알려 줄 수 있고, 요즘에 다들 ‘카시오페아’라고 부르는 별도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닻별’이라 불렀다는 것도 알려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북극성’이나 ‘북두칠성’을 토박이말로 바꾸면 무엇이라 하면 좋을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면 아이들에게 새로운 생각을 해 보게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말스런 새말을 만들어 보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창의적 생각을 이끄는 창의성 교육의 좋은 보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님께서 경남교육청이 토박이말을 살리는 ‘이끎교육청’이 되기로 입다짐을 해 주셨다는 반갑고 고마운 기별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과 날마다 맛보는 토박이말을 바탕으로 쉬운 배움책을 만드는 날이 얼른 오기를 비손합니다.

4351해 온가을달 열아흐레 삿날(2018년 9월 19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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