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사업 포기없다던 뚝심의 현정은…기업들 러브콜 보내며 대북사업 '눈독'

2018-09-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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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통신, 철도사업 등 7개 SOC사업권 손 잡을 시 기대효과 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달 3일 금강산에서 열린 고(故) 정몽헌 전 회장의 15주기 추모행사를 마친 뒤 강원도 고성군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입경한 모습./뉴스1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달 3일 금강산에서 열린 고(故) 정몽헌 전 회장의 15주기 추모행사를 마친 뒤 강원도 고성군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입경한 모습./뉴스1

‘평양공동선언’을 계기로 현대그룹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라는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 문제가 해결돼야한다는 전제가 붙긴 했지만 남북정상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의 정상화를 공식화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대북사업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은 현정은 회장의 뚝심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특히나 북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권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그룹과 손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9일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금강산, 개성공단을 비롯해 백두산 관광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현대그룹은 역할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그룹은 과거 북측으로부터 7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권(전력사업, 통신사업, 철도사업, 통천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백두산·묘향산·칠보산 등 명승지 관광사업)을 보장받은 것은 물론 포괄적인 사업권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개발사업권의 경우 총 면적은 약 2000만평(65.7㎢) 규모지만, 이 중 조성공사에 착수한 면적은 공단구역 100만평에 불과하다.

올해는 현대그룹이 지난 1998년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 이후 만 20년째인 해다. 2008년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것도 꼭 10년째다.

현대그룹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대북 사업 재개를 노렸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회를 잡지 못했다.

그 사이 한때 재계를 대표하던 현대그룹은 경영난에 현대증권과 현대상선 등 주요 계열사를 잇달아 매각, 자산규모 2조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전락했다.

현 회장은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대북사업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고, 이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도 경협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리용남 북한 내각 부총리는 지난 18일 남측 경제 분야 특별수행원을 만난 자리에서 “현정은 회장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말했다.

재계는 현대그룹이 다국적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국내외 자본을 활용해 사업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에 경협 사업 진출 위한 기업들의 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 민간기업은 물론 공기업까지 기본적인 절차 문의부터 사업적 협력 제안, 필요 자금 지원 등으로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사업 정상화를 위한 환경이 조속하게 마련되길 바란다"면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등 기존 사업 정상화뿐 아니라 현대가 보유한 북측 SOC 사업권을 기반으로 중장기적으로 남북경협 사업을 확대발전 시키기 위해 철저히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home 정은미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