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몰라서 군대 간 아들 편지에 답장 못했던 엄마

2018-09-2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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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KBS '도전 골든벨'은 '만학도 100인의 도전'으로 꾸려졌다.

이하 KBS '도전 골든벨'
이하 KBS '도전 골든벨'

지난 23일 KBS1 '도전 골든벨'은 추석 특집으로 '만학도 100인의 도전'을 방영했다. 어릴 적 전쟁과 가난 등 이유로 학교에 다니지 못해 늦게 공부를 시작한 문해 학습자 100인이 모여 골든벨에 도전했다.

박순이(71) 씨 사연은 시청자들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목포제일정보고 부설 평생교육원에 다니는 박순이 씨는 막내 아들 때문에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군대 간 막내 아들에게서 편지가 왔는데 답장을 못했던 게 한에 맺혀서다.

"편지를 쓰려고 하면 글씨가 안 써져요 자꾸... 쓰다가 다시 또 쓰다가, 말이 안 되니까 쓰다가.. 못 쓰고 말았어요"

박 씨는 결국 답장을 못 보냈다. 막내아들은 제대를 했다. 박 씨는 "나중에 아들이 서운했다고 이야기를 하더라"며 "아들은 엄마가 글을 모른다는 걸 모른다"고 말했다.

박순이 씨는 "아들 진짜 내가 몰라서 못했거든. 그러니까 미안해... 엄마가 지금은 쓸 수 있어. 편지 한번 예쁘게 써서 너에게 보내주고 싶다"라고 고백했다.

"방송이 나가면 아들이 '엄마가 그래서 그랬구나' 하고 많이 마음 아파하겠다"는 사회자 말에 박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날 도전자 100인 중에는 82세 최고령 출연자부터 51세 최연소 출연자와 두 손을 꼭 잡고 등교하는 학생 부부까지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이영분(75)씨는 사고로 아들을 잃은 슬픔을 한글 공부와 그림일기를 쓰면서 이겨 낸다고 말해 현장에 있던 이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평생을 아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살았지만 그림일기를 쓰는 그 시간 동안은 '아들과 대화하는 것 같다'는 가슴 절절한 사연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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