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성군, 초등학교 부근 마을 한 가운데 대규모 축사 허가 “갈등 폭발”

2018-09-2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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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00m 거리에 초등학교도 있다고 합니다

마을 입구에 걸어진 현재 신축중인 축사를 포함해 거석리을 둘러싸고 있는 축사가 6개나 된다 / 이하 노해섭 기자
마을 입구에 걸어진 현재 신축중인 축사를 포함해 거석리을 둘러싸고 있는 축사가 6개나 된다 / 이하 노해섭 기자

▲축사건립 반대 주민들

"축사난립 귀농귀촌 정책 역행하고 있는 보성군 행정 지적"

"마을주민들과 학생들이 불과 100여m 축사 앞에서 살아갈 수 없어"

"허가를 내준 보성군, 민원조정위원회 한번도 안 열어" 주장

"광주지방법원에 건축허가처분취소, 공사중지가처분, 허가처분효력정지 등 소송 제기"

▲축사건립 축산인

"소득증대를 위해 축사를 지을 수밖에 없다"

"법이 허용하는 법치국가에서 법대로 신축하겠다”

전남 보성군 노동면 거석마을 한 가운데 대형 축사가 들어설 계획이어서 마을 주민과 축사 사업주 사이에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거석마을은 분지 형태의 지형을 중심으로 형성된 자연부락이다. 분지 중심부에 논밭 경작지가 있고 분지 둘레에 주거지가 입지한 형태. 그런데 보성군이 그 분지 한 가운데에 축사 신축을 허가해주면서 마을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신축 축사 허가 부지에서 가까운 거리에 노동초등학교가 위치해 있어 어린 초등학생들의 교육환경과 건강에도 피해가 우려돼 마을주민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지만 보성군은 손을 놓고 있다.

현재 신축중인 축사를 포함해 거석리를 둘러싸고 있는 축사가 6개다.

추석날인 24일 전남 보성군 노동면 거석마을 주민 100여 명이 마을에 위치한 노동초등학교 강당에 모여 마을 앞에 들어설 축사신축에 대한 사업주 측의 입장을 듣고 주민들의 반대의견을 공식 전달했다.

추석날인 24일 전남 보성군 노동면 거석마을 주민 100여 명이 마을에 위치한 노동초등학교 강당에 모여 마을 앞에 들어설 축사신축과 반대의견을 경청했다
추석날인 24일 전남 보성군 노동면 거석마을 주민 100여 명이 마을에 위치한 노동초등학교 강당에 모여 마을 앞에 들어설 축사신축과 반대의견을 경청했다

60가구 160여 명이 거주하는 거석마을에 들어설 축사 시설을 앞두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하려는 마을 주민의 정주권과 많은 돈을 투자해 축산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려는 축산인의 생존권과 주민들의 격돌 해결 방안 찾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축사가 건립되고 있는 부지는 마을에서 불과 120m 떨어진 거리인데도 보성군은 허가에 앞서 마을 주민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는 것.

축사신축을 반대하는 마을주민들은 ▲군수 직권으로 축사허가 취소할 것 ▲적법절차 무시한 공무원 징계 ▲불법폐기물 매립방조 축산인 고발 ▲깨끗한 교육환경 보장 ▲축사현대화자금 투명한 집행 등을 보성군에 요구했다.

또한 광주지방법원에 건축허가처분취소, 공사중지가처분, 허가처분효력정지 등에 관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특히 주민들은 축사난립으로 주거환경 황폐화, 보성군 취수원 오염, 마을공동체 파괴, 귀촌 주민 이탈초래, 마을에 위치한 초등학교 교육환경 훼손 등을 거론하며 귀농귀촌 정책에 역행하고 있는 보성군 행정을 지적했다.

이날 주민총회는 노동초등학교 동문과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은 향우들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축사 신축을 강행하려는 농민운동가 문 모 씨와 축사 반대 마을주민과 향우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입장을 경청했다.

마을 한 가운데 들어설 축사부지
마을 한 가운데 들어설 축사부지

먼저 거석리 마을 앞에 축사를 준비 중인 문 씨는 “소득증대를 위해 축사를 지을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4일 허가가 났다”며 “군청 각부서와 심의위원 15명이 축사 신축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 씨는 “각자가 권리를 주장할 수 있지만, 법이 허용하는 법치국가에서 법대로 신축하겠다”며 “축사 부지 환경오염과 관련해 매립 성토를 분석했지만,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10월부터 공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마을에 걸어진 현수막
마을에 걸어진 현수막

이에 대해 마을주민들은 "마을 앞 축사 신축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될 수 없으며 적어도 인근 주민들에는 의견수렴 과정이 있었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하고 마을 일대에 축사신축 반대 현수막과 함께 에드벌룬을 띄우는 등 반대 운동에 나섰다.

한 주민이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반대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한 주민이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반대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축사 반대 측의 조 모씨는 “축사를 준비하고 있는 문 씨가 동네 분들이 반대하면 안 짓겠다고 했었다”고 전제한 뒤 “허가를 내준 보성군이 5가구 이상 다수의 민원이 발생할 경우 민원조정위원회를 열어 이문제를 조정했어야 하는데 한번도 열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보성군에 탄원하고있는 주민들
보성군에 탄원하고있는 주민들
김철우 보성군수와 면담하는 장면
김철우 보성군수와 면담하는 장면

조 씨는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대대로 살아온 사계절 마을 전경을 비추며 마을주민들과 학생들이 불과 100m 축사 앞에서 살아갈 수도 공부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며 눈물까지 보이면서 보성군 측의 필요한 조치를 촉구했다.

축사신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축사신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