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구단주 아브라모비치 "돈 세탁·조직범죄 연루 의혹"

2018-09-2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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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경찰 보고서가 공개됐다.

러시아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 / 연합뉴스
러시아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 / 연합뉴스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 구단주인 러시아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51)가 돈세탁 및 범죄조직과 연관된 의혹이 있다는 스위스 경찰 보고서가 공개됐다.

최근 영국 당국으로부터 비자갱신을 거부당한 아브라모비치는 지난 2016년 스위스 영주권을 신청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스위스 최대 미디어그룹인 타미디아(Tamedia)는 올해 초 아브라모비치와 관련한 스위스 경찰 보고서를 입수했다.

법원은 보고서 내용 출간을 금지해달라는 아브라모비치 변호사의 요청을 받아들였는데, 지난 24일 결정이 뒤집히면서 관련 내용이 공개됐다.

보고서는 "아브라모비치는 돈세탁 혐의가 있으며, 러시아 범죄조직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여러 경찰 정보가 있다"면서 "그가 스위스에 거주하게 된다면 공공 안전을 위협하고 스위스의 명성에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앞서 아브라모비치가 스위스에서 운영했던 루니콤 그룹과 관련된 의혹 조사에 일정 정도 기반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3년 파산한 루니콤 그룹은 아브라모비치가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측근들과 짜고 국제통화기금(IMF) 지원금을 빼돌려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창구라는 의심을 받았던 기업이다.

조사는 2001년 종료됐는데 기소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아브라모비치는 2016년 스위스 발레주에 있는 베르비에 스키 리조트에 거주하기 위해 영주권을 신청했다.

발레주는 아브라모비치가 거액의 세금 납부 등을 통해 주 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스위스 정부가 관련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자 아브라모비치는 영주권 신청을 취소했다.

아브라모비치는 지난 2003년 영국 첼시 구단을 인수한 뒤 주로 영국에서 사업활동을 해 왔다.

영국 내 기업에 200만 파운드(한화 약 29억 원) 이상 투자하는 외국인에 40개월간 체류를 허가하는 내용의 비자를 갖고 있던 아브라모비치는 올해 초 비자 갱신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지난 5월 이스라엘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에 따라 아브라모비치는 영국에 무비자로 입국해 단기 체류는 할 수 있지만 비즈니스 활동은 불가능하다.

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 [EPA=연합뉴스]
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 [EPA=연합뉴스]

아브라모비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매우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공영 BBC 방송은 지난 2016년 아브라모비치가 푸틴 대통령에게 2천500만 파운드(366억원) 짜리 요트를 선물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아브라모비치의 스위스 변호인 측은 "아브라모비치가 돈세탁이나 범죄 조직과 연관됐다는 주장은 구체적인 근거 없는 거짓말"이라며 "경찰보고서 공개는 스위스 연방법 위반인 만큼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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