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페미니즘은 틀렸다” 오세라비 작가 인터뷰

2018-10-0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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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P, 한국 성 평등 전 세계 국가 10위, 아시아 국가 1위
오세라비 작가 성 갈등 해결할 방법 '법치주의' 제시

오세라비 / 위키트리
오세라비 / 위키트리

최근 몇 년을 관통한 키워드 중 하나는 '혐오'다. 많은 이들이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중 성 갈등은 인터넷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페미니즘 논쟁'은 끝날 기미가 안 보인다. 논쟁과 관련된 사건이 일어나면 편을 갈라 싸우는 일은 반복되는 패턴이다.

그런 상황에서 중년 여성이 페미니즘을 비판하며 주목을 받았다.

작가, 칼럼리스트 오세라비(60·이영희)는 본인이 지은 책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에서 현 페미니즘 기류를 매섭게 비판했다.

Q. 최근 페미니즘 논쟁 중심에 있다.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는 어떤 내용인가.

A. 2015년 8월 '메갈리아'사이트가 개설됐는데 이제 페미니즘이 무엇을 남겼는지를 봐야 한다. 페미니즘은 여성 권한을 강화하는 사회운동인데 사회가 이걸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페미니즘은 본인의 사상을 강요하면서 왜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내가 본 페미니즘은 본질적 오류가 있었고 그런 내용을 책에 담았다.

Q. 페미니즘 기류에서는 한국의 성차별이 심각하다고 얘기하는데 작가는 오히려 성평등 지수가 낮지 않다고 말한다.

A. 나는 유엔개발계획(UNDP)를 보고 한국의 성평등 지수가 낮지 않다고 말했다. UNDP는 한국의 성평등 지수가 아시아에서 1위, 전 세계에서 10위라고 했다. 하지만 페미니즘 진영은 UNDP 자료를 인정하지 않는다.

오세라비 페이스북
오세라비 페이스북

Q. 페미니즘이 주목받은 계기 중 하나가 '강남역 살인사건'이었다. 이 사건 이후 많은 이들이 페미니즘에 관심 갖게 됐는데 어떤 부분이 여성주의에 몰입하게 만드는 것 같은가.

A. 과거부터 페미니즘 운동은 특정 사건을 매개로 발전했다. 급진 페미니즘은 68 혁명의 힘을 빌렸고 한국 페니미즘은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성장했다. 페미니즘 운동이 증폭된 이유 중 하나가 지식인들, 학자들, 페미니스트 단체, 언론매체 힘이 컸다고 본다.

Q. 올해 일어난 '미투' 운동은 어떻게 보는가.

A. 한 마디로 '배가 산으로 올라간 형국'이다. 미투 운동이 악용될 소지가 많다. 미투 운동이 성폭력을 당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운동인가? 작년 말 올해 초 일어난 미투는 유명인사들을 향한 운동이었다. 최근 남자들이 하는 모든 행동이 성적 침해로 여겨진다. 성희롱, 성추행 기준이 어떻게 되는가? 미투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Q. 오세라비 씨가 중년여성이라 그런지 더욱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나는 남자 편을 드는 것이 아니다. 원래부터 페미니즘 비판적 의지가 있었다. 페미니즘 공부를 많이 해 모순점을 파악해서 여성단체들을 비판할 수 있었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살았던 여성이 그런 메시지를 던져 사람들에게 설득력을 얻은 것 같다.

Q. 성별갈등을 해소할 방법이 있다고 보는가.

A. 결국 방법은 법치주의다. 법치주의는 3가지만 지켜지면 된다. 법을 지켜야 하는 책임성, 법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공정성이 지켜지고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하지 말아야 한다. 법치주의에 따랐다면 최근 곰탕에서 일어난 성추행 사건도 그렇게 처리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이도 판결이 날 때까지 법으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법 집행에 있어서 무죄추정의원칙이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오세라비는 "페미니즘 기세가 누그러지면 뒤돌아보리라, 우리에게 정말로 중요한 곳은 가정이라는 사실이다"라는 말을 하며 페미니즘 운동이 가정을 붕괴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가족, 공동체 중요성을 잃고 있다"면서 "남녀가 분리되는 이분법은 공동체에 도움이 안 된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home 빈재욱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