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잇세컨즈' 중국 매장 철수 시키고 온라인 강화 전략으로 불황 극복

2018-10-1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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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알리바바 티몰 중심으로 온라인 사업 강화 등 유통 채널을 다변화
지난해 에잇세컨즈 국내 매출, 유니클로 등에 뒤처져…운영 노하우 부족 탓

삼성물산 패션부문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중국 진출 2년 만에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브랜드 탄생전부터 브랜드명 제작 등에 공들이며 에잇세컨즈가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핵심적 역할을 맡길 기대했지만 지속된 적자로 특단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8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라던 야심찬 포부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국내서도 SPA 브랜드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차별화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9월 중국 상하이 패션 중심가인 화이하이루에 문을 열었던 에잇세컨즈 플래그십 스토어(약 1100평)는 지난 7월 문을 닫았다. 사드 보복을 겪은 뒤 매출 회복에 실패하면서 대규모 매장 운영비 등을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에잇세컨즈의 중국 시장 철수는 아니다”며 “향후 알리바바 티몰을 중심으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등 유통 채널을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선을 그었다.

에잇세컨즈는 당초 중국 공략을 위해 중국인이 선호하는 숫자 ‘8’과 색깔 ‘빨강’을 브랜드를 통해 2020년까지 에잇세컨즈를 해외매출 10조원의 아시아 3대 SPA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여기에 한류열풍 중심인 지드래곤을 내세운 스타마케팅으로 중국에서 대형 매장 안착을 꾀했지만 사드보복 이슈 등으로 에잇세컨즈 2호점 오픈이 중단되는 등 중국사업 확대에 애를 먹었고 결국 폐점까지 이르렀다.

삼성물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상해 현지 법인 '에잇세컨즈 상하이'와 '에잇세컨즈 상하이트레이딩'의 당기손실 합계는 124억원으로 적자폭이 늘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영업손실을 이어오다가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일각에선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중국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취약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제일모직 시절인 1998년 스포츠 브랜드 ‘라피도’를 시작으로 2005년 ‘빈폴’, 2010년 ‘엠비오’, 2012년 ‘빈폴스포츠’ 등을 잇따라 중국 오프라인 유통시장에 내놓았지만 성장은 매번 더뎠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 실적도 신통치 않아 에잇세컨즈 앞날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에잇세컨즈의 국내 매출은 약 1800억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토종 SPA 브랜드 가운데 이마트 데이즈(약 4000억원), 이랜드리테일 스파오(약 3000억원), 신성통상 탑텐(약 2000억원) 등의 매출과 비교해도 크게 뒤떨어진다. SPA 업계 1위 유니클로의 경우 무려 1조2377억원, 자라는 3451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시장트렌드를 읽는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국내에서 SPA 브랜드 시장이 포화된 이유도 있겠지만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저가브랜드 운영전략이 적중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랜드리테일은 로엠, 클로비스(CLOVIS), 후아유, 미쏘 등 여러 저가브랜드를 운영하는 반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에잇세컨즈가 유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니클로 자매브랜드 GU까지 SPA 시장에 가세하면서 에잇세컨즈는 입지가 더욱 좁아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난 인디(Indie) 브랜드들이 트렌드에 발맞춰 빠르게 제품을 내놔 소비자들은 더 이상 SPA 브랜드에서 내놓는 상품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차별화 된 전략을 내놓지 않으면 성장에 발목을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home 권가림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