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참한 국제관함식 때 '독도함'에 게양된 특별한 태극기

2018-10-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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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관함식에서 눈길을 끈 장면
'독도함'에 게양된 데니 태극기

해군 독도함에 게양된 '데니 태극기' / 이하 KBS
해군 독도함에 게양된 '데니 태극기' / 이하 KBS

11일 대한민국 해군 '독도함'에 특별한 태극기가 게양됐다.

이날 독도함은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앞바다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 관함식'에 참석했다. 국제 관함식 국민참여단이 탑승한 독도함에는 '데니 태극기' 모양의 태극기가 게양됐다. 데니 태극기는 현재 우리나라에 남은 가장 오래된 태극기로 추정된다.

데니 태극기는 1886년부터 1890년까지 대한제국 외교고문을 지낸 미국인 오웬 데니가 고종에게 하사받은 태극기다. 데니는 1890년 5월 청나라 미움을 받아 파면돼 미국으로 돌아갈 때 이 태극기를 가져갔다. 1900년 데니가 사망하자 가족이 대를 이어 이 태극기를 간직했다.

데니는 외교고문을 지낼 때 '청한론'을 저술했다. 그는 조선이 청나라에 속한다는 속방론을 부정하고 조선에 대한 청나라 간섭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선은 엄연한 독립국이라고 주장했다.

데니 태극기를 기증받은 윌리엄 롤스턴은 1981년 6월 우리나라에 이를 기증했다.

청와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해군은 이번 관함식에서 독도함 함명에 걸맞게, 대한제국 시절부터 완전한 독립을 이뤄낼 때까지 긴 시간 동안 거리에서, 전장에서, 국민들 가슴 속에서 펄럭였을 역사의 깃발을 대한민국 태극기와 나란히 게양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제 관함식에서 일본은 욱일기(전범기) 파문으로, 중국은 내부 사정을 이유로 해상 사열에 불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제 관함식에 참석해 '함상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이 탑승한 해군 함정은 국제 관함식 좌승함(사열함)인 '일출봉함'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설에서 "해양강국은 대한민국의 미래이다. 대한민국 해군은 이순신 장군 정신을 이어받은 최강의 해군"이라며 "나는 대한민국 해군이 한반도 평화를 넘어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강하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저는 이곳 해군기지를 전쟁의 거점이 아니라 평화의 거점으로 만들 것"이라며 "제주도의 평화정신이 군과 하나가 될 때 제주 국제 관함식은 세계 해군의 화합과 우정을 나누는 축제를 넘어 인류평화와 번영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국제 관함식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해군기지 문제로 갈등을 겪어 온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11일 국제 관함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11일 국제 관함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