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교사 극단적 선택하게 만든 김포 맘카페 글

2018-10-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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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촉발시킨 김포 맘 카페 글 확산돼
학대 의심 아동 친척이 작성한 것으로 전해져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셔터스톡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셔터스톡

경기도 김포 소재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아동 학대 의심만으로 인터넷에 신상이 공개되자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을 촉발시킨 김포 맘 카페 게시글이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확산됐다.

지난 11일 김포 맘 카페에는 "우리에겐 소중한 아이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학대 의심 아동의 친척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이집 교사에 대한 경찰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가해자로 단정 짓고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자살한 어린이집교사 맘카페글 - 스퀘어 카테고리

학대 의심 아동 친척 A씨는 "국화 축제에서 한 여성이 돗자리 흙을 털기에 손이 빨라집니다. 그 사이 4세 아이가 좋아하면서 여성에게 안깁니다"라며 "헉... 여성이 안기는 아이를 밀쳐 나뒹굴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여전히 돗자리 흙 털기에만 고군분투합니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보다못한 한 아이 엄마가 돗자리 흙 털기 바쁜 여성에게 고함을 칩니다"라며 "더 놀라운 것은 밀쳐진 아이와 밀친 여성 관계입니다. 담임교사와 자신이 맡고 있는 아이였습니다. 우리 아이 일이라고 잠깐 생각해보면 소름 돋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게시글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 실명과 어린이집 이름까지 공개해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사건이 불거진 지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16일 경기도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2시 50분쯤 경기도 김포의 한 아파트 앞에서 어린이집 교사 B씨가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했다. 당시 B씨 곁에는 "내가 다 짊어지고 갈 테니 여기서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어린이집과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 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B씨는 교제하던 남자친구와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부였다. B씨는 지난 11일 자신이 일하는 어린이집 나들이 행사 때 원생 1명을 밀치는 등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신고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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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