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3', 전문 사진작가 사진 5장 무단도용...tvN "사과드린다"

2018-10-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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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3', 프랑스 페르 라셰즈 소개하며 전영광 작가 사진 5장 무단도용
사진작가 블로그에 쓰인 내용을 그대로 대본으로 활용했다는 의심까지

교양프로그램 '알쓸신잡3'이 사진작가 사진을 무단도용했다.

20년 이상 프랑스, 일본 관광청과 협업하며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해온 전영광 작가는 우연히 '알쓸신잡3'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본인이 2014년 페르 라셰즈를 방문했을 때 찍었던 사진들이 버젓이 프로그램 자료화면으로 사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방영된 '이탈리아 피렌체 두 번째 이야기' 편에서 김영하 작가가 프랑스 파리에 있는 페르 라셰즈 공동묘지를 소개할 때 문제의 사진이 등장했다. 방송에서 페르 라셰즈는 사진과 자막으로 자료화면 처리됐다. 여기서 사용된 사진들은 전 작가가 블로그에 게재한 사진들이었다. 심지어 사진 5점은 하단에 새겨진 저작권 표기가 삭제 편집된 상태로 전파를 탔다.

이하 tvN '알쓸신잡3', 전영광 작가 블로그
이하 tvN '알쓸신잡3', 전영광 작가 블로그

전영광 작가는 개인 블로그에 알쓸신잡3 도용 관련 게시물에 "역사, 문학, 철학, 예술을 논하는 프로그램에서 다른 사진작가의 사진들을 이렇게 통째로 도둑질을 합니까?"라고 불편했던 마음을 그대로 적었다.

사진 도용 이외에 의문스러운 점이 또 있었다. 전 작가는 위키트리에 "페르 라셰즈에 많은 사람이 묻혔는데 왜 하필 김영하 작가님이 제가 블로그에 소개한 인물(짐 모리슨, 쇼팽)만 언급했는지 모르겠다"라며 "문학가라면 페르 라셰즈에 묻힌 오스카 와일드나 오노레 드 발자크 같은 문인을 언급하는 게 더 자연스럽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알쓸신잡3 제작진이 방송 대본을 만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전 작가 블로그 게시물을 그대로 활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었다. 전 작가는 본인도 방송 제작 경험이 있다면서 "저한테 얘기하고 처리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을 텐데 왜 이렇게 말도 없이 가져가 쓴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전 작가는 "편집 과정에서 급하게 처리한 사진이라면 이해가 됐겠지만 30~40초 분량 동안 도용된 사진이 쓰였다"라며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밖에 방송 중 잘못된 정보까지 전달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방송 도중 한 조감도가 삽입됐고 자막으로 페르 라셰즈라고 소개됐다. 전 작가는 "그 사진은 페르 라셰즈가 아니라 퐁파르나스 공동묘지다"라며 "구글에 페르 라셰즈를 검색해 찾은 사진을 확인 없이 사용한 거 같다"라고 방송 제작 과정에 회의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tvN '알쓸신잡3'
tvN '알쓸신잡3'

전 작가는 이번 사건으로 큰 실망감을 느꼈다며 위키트리에 "많은 사람이 저작권의 중요성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알쓸신잡3 무단도용 사실을 알린다"라고 전했다.

위키트리는 관련 의혹에 대해 제작진에 문의했다. tvN 알쓸신잡3 측은 즉각 사과했다. 제작진은 "원작자와 사전 협의 없이 사진을 사용한 점에 대해 작가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금일 상황을 인지하고 즉시 원작자에게 직접 사과드리기 위해 연락을 취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페르 라셰즈 언급이 대본을 따른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며, 제작진의 가이드는 일체 없었다"라고 답했다.

home 김원상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