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심된 결정적인 근거 (출제 오류)

2018-10-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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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유출 의혹 제기한 주변 학생들 “학원 성적은 낮다”
화학시험 문제에서 출제 오류로 정정 전 정답 적어낸 정황도

이하 MBC 'PD수첩'
이하 MBC 'PD수첩'

숙명여고 쌍둥이자매가 출제 오류로 정답이 정정된 시험문제에서 '정정 전 정답'을 적어냈다고 MBC 'PD수첩'이 보도했다. 화학시험 주관식 문제에서 '정정 전 정답'을 적어낸 학생은 전교에서 딱 한 명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사건을 다뤘다.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사건은 숙명여고 교무부장 A씨 쌍둥이 딸들이 2학년 문·이과에 나란히 전교 1등을 하며 불거졌다.

두 자매는 1학년 1학기 때 각각 전교 59등과 121등이었다. 이과인 동생은 2학기 때 갑자기 전교 2등으로 뛰었다가 2학년 1학기 때 전교 1등을 했다. 문과인 언니도 2학기 때 전교 5등으로 뛰고 2학년 1학기 때 전교 1등이 됐다.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제기한 건 가장 먼저 자매 주변 학생들이었다. 의혹이 불거지자 A씨는 "아이들의 밤샘노력이 아빠와 같은 학교를 다닌다는 이유로 평가 절하되고, 심지어 의심까지 받게 돼 마음이 무척 상했다"라고 해명했다.

숙명여고 교장도 "아직까지는 무죄추정이라고 생각한다. 저희도 많이 조사를 해봤는데 성적이 급상승한 예는 많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쌍둥이자매와 같은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은 자매들이 내신 성적에 비해 학원 성적이 매우 낮음을 지적했다.

결정적인 근거는 화학시험 주관식 문제에서 나왔다. 출제 오류로 정답이 잘못 나온 주관식 문제가 시험 뒤 정답이 정정되는 일이 있었다. 정정 전 정답을 적어낸 학생은 쌍둥이자매 중 이과인 동생 딱 한 명밖에 없었다.

시험문제와 답안지에 대한 학교시스템 보안은 매우 취약하다. 한 고등학교 진학담당 교사는 제작진에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를 볼 권한이 있으면 답안지를 집에서도 볼 수 있다"라며 "교사가 작심만 하면 부정이 얼마든지 개입될 수 있는 곳이 학교다. 수시에서는 내신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사건도 교무부장 A씨가 시험지를 모두 검토하고 결재할 권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초 시험지를 검토할 시간이 1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교육청 조사 결과 교무부장이 혼자서 50분 이상 시험지를 볼 수 있었던 시간이 몇 차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