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는 엄격해야 한다” 키디비 모욕 블랙넛, 집행유예 구형

여성 래퍼 키디비(김보미·28)를 성적으로 모욕해 재판에 넘겨진 래퍼 블랙넛(김대웅·29)이 집행유예를 구형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현덕 판사 심리로 1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블랙넛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고인이) 가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모욕 의도가 있었는지, 그것이 경멸적 표현에 이르는지 입증이 불충분하다"며 "고소인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 시킬 의도가 없었고, 실제 저하되지도 않았다"며 "가사로 인해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해도 형사 처벌을 받을 일인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는 규제될 수 있지만 엄격해야 한다"며 무죄를 주장하지만 피고인도 느낀 바가 많다. 피고인이 향후 즐겁고 멋진 음악을 대중에게 선사할 수 있도록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블랙넛은 최후진술에서 "의도한 것과 달리 사람들이 다르게 인식하고 믿어버리는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라며 "가사로 인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게 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창작 활동을 하면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멋진 표현으로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키디비는 지난달 증인으로 출석해 "다른 행동을 하지 않고 노래에서 그냥 제 이름을 부르는 건 상관없다"며 "하지만 제 이름이 나오는 부분에서 노래를 끊고 사람들에게 성희롱을 한 사건을 다시 떠올리게 한 건 불순한 의도로, 모욕에 해당한다"고 말한 바 있다.

블랙넛은 지난해 4월 발표된 'Too Real'이라는 곡을 통해 래퍼 키디비를 성적으로 모욕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그는 해당 곡에서 '물론 이번엔 키디비 아냐. 줘도 안 XX', '솔직히 난 키디비 사진 보고 XX 봤지' 등의 가사로 키디비를 성적으로 모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6년 2월부터 9월까지 총 4차례 열린 공연에서 공연 도중 키디비의 이름을 언급하며 성적 모욕감을 주는 몸짓과 퍼포먼스를 하는 등 모욕감을 준 혐의로도 추가로 기소됐다.

블랙넛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29일 오전 10시10분에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