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청 북가좌 초등학교 공사 현장, 부실공사 의혹

2018-12-2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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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교육청 시설지원과에서 발주하고 모 건설회사에서 수주한 건설현장
불량 콘크리트 사용으로 펌프카 파이프 막히는 사고 발생

북가좌초교 건설현장 / 정봉우 기자
북가좌초교 건설현장 / 정봉우 기자

서울의 한 초등학교 건물 건설 현장에서 '불량 콘크리트' 때문에 펌프카 파이프가 막히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이후에도 같은 콘크리트를 이용한 공사가 강행되고 있어, 아이들이 사용할 교실 건물에 향후 안전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서울 북가좌초등학교 증축건설현장에서 레미콘을 붓는 중 펌프카 파이프가 막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시 교육청 산하 서부교육청 시설지원과에서 발주하고 모 건설회사에서 수주한 건설 현장이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건설 전문가들은 콘크리트 타설 중 콘크리트가 굳어져 펌프카 파이프가 막히면 부실공사가 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고 말한다. 보통 저급한 콘크리트나 출고 후 오랜 시간이 지난 콘크리트를 사용할 경우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다.

'콘크리트 타설'이란 철근 뼈대에 거푸집을 붙인 뒤 콘크리트를 붓는 것을 말한다. 콘크리트가 딱딱하게 굳은 후 거푸집을 떼내면 완성된 건물이 된다.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북가좌 초교의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생활하는 교실과 식당 등을 증축하는 공사를 하면서 저급한 자재를 쓰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라며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안전에 대한 확실한 데이터가 나오기 전엔 등교를 시킬 수 없으며 사태의 경중에 따라 등교거부 운동도 검토하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공기청정기를 설치해 미세먼지가 없는 학교로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그보다 먼저 저급한 콘크리트로 건물을 짓는 일부터 못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게다가 현장을 담당했던 건설회사 소장은 북가좌 초교나 감리회사, 교육청에 사고를 전혀 보고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저급 콘크리트를 전량 폐기하지도 않은 채 그대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펌프카 기사 김모 씨는 현장 부소장인 한모 과장에게 레미콘 회사로부터 불량품을 납품 받았다는 걸 확인시켰다고 한다. 콘크리트 품질 저하로 파이프 배관이 막혔다는 내용의 부소장 자필 확인서까지 받았지만 아직 펌프카 수리비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뒤늦게 사고 사실을 알게 된 서부교육청 시설지원과 관계자는 "관급 공사에 남품되는 레미콘에 이상이 있을 리 없다"며 "아마 펌프카 기사가 잘못한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home 정봉우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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