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선정 2018년 10대 청소년 이슈

2018-12-19 17:00

add remove print link

올해 위키트리에서 청소년 관련 기사들 더욱 주목받아
숙명여고 사건, 불수능, 인싸 등 독자들 관심을 끈 청소년 이슈

위키트리는 10대, 20대들이 즐겨 보는 '젊은 매체'다. 올해 위키트리에 다양한 기사들이 쏟아진 가운데, 청소년 관련 기사들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스쿨 미투,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 불수능, 신조어 '인싸' 등 2018년 위키트리 독자들에게 관심을 끈 청소년 이슈 10가지를 선정해봤다.

◈ '스쿨 미투' 확산

스쿨 미투가 벌어진 서울 A 여고 / OO여고 학생회 위드유 페이스북
스쿨 미투가 벌어진 서울 A 여고 / OO여고 학생회 위드유 페이스북

올해 청소년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웠던 고발 이슈 가운데 하나는 '스쿨 미투(Me too)'였다. 스쿨 미투는 중·고등학교에서 벌어진 교사 성폭력을 학생들이 고발하는 운동이다.

스쿨 미투는 지난 9월 서울의 한 여고에서 처음 터져 나왔다. 학생들은 특정 교사들이 성희롱적인 언행을 했고 학생들 가슴이나 허벅지 등 신체 부위를 만지는 행위를 했다고 폭로했다. "내가 학생일 때부터 있었던 일"이라는 졸업생들 증언까지 나왔다.

이들은 학교 창문에 '위드 유(With you, 당신과 함께 하겠다)', '위 캔 두 애니씽(We can do anything, 우린 모든 걸 할 수 있다)'라고 적힌 포스트잇을 붙이며 외부에 알리기도 했다.

이후 스쿨 미투는 전국으로 번졌다. 학생들은 교내에 대자보를 붙이고 SNS로 '스쿨미투' 해시태그 운동을 벌였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교육청은 진상조사를 위해 특별 감사에 착수했다.

학생들은 스쿨 미투 집회를 열어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와 가해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들은 학생 인권법을 제정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 유출 사건 압수품인 시험지. 시험지에 정답(빨간 원)이 적혀있다 / 뉴스1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 유출 사건 압수품인 시험지. 시험지에 정답(빨간 원)이 적혀있다 / 뉴스1

지난 7월 서울시교육청에는 강남의 한 여고에서 내신 시험문제가 유출됐다는 민원 글이 게재됐다. 특정 학생들 성적이 단시간 내에 크게 올랐다는 의혹을 제기한 글이었다.

이 학교는 대한민국에서 교육열이 가장 높은 지역 가운데 하나인 강남 8학군에 소속된 숙명여고였다. 의혹을 받았던 쌍둥이 자매에게는 이 학교 '교무부장 아버지'라는 연결고리가 있었다.

학부모들은 급상승한 쌍둥이 자매 내신 성적을 비교하며 조사를 요구했다.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교내에서 치러진 시험 답안을 딸들에게 알려줘 내신 성적을 잘 받았다는 주장이었다.

숙명여고 측은 서울시교육청에 감사를 요청했고 교무부장이었던 아버지는 학교 홈페이지에 해명 글을 올리기에 이른다. 결국 교육청은 이 사건 수사를 경찰에게 의뢰했다. 지난 11월 경찰은 여러 증거물을 제시하며 "시험지 유출이 있었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사건을 접한 청소년들은 학생부 종합전형과 내신 성적에 대한 회의감을 표출했다. 학부모를 비롯한 학생들은 대학 입시에 중요한 내신 평가에서 불공평한 평가가 나올 수 없게 투명한 절차를 요구하기도 했다.

◈ 불수능

가장 어려운 문제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2019학년도 수능 국어영역 31번 문제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가장 어려운 문제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2019학년도 수능 국어영역 31번 문제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지난 11월 15일에 치러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은 역대급 '불수능(문제 난이도가 높은 수능)'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장에서 수능을 본 수험생들은 예상치 못한 어려운 난이도 때문에 이른바 '멘붕'에 빠졌다.

국어영역과 영어영역이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는데 수험생들이 가장 까다로운 문항으로 꼽은 문제는 국어영역 31번 문항이었다. 이 문항은 만유인력을 주제로 한 과학 분야 문제로 18%의 저조한 정답률을 나타내며 난이도를 실감케 했다.

이번 수능은 이의 제기가 991건이나 나오며 역대 최고 이의 신청 수를 기록했다. 만점자도 대폭 줄었다. 지난해 수능 만점자는 15명이었지만 올해는 9명에 그쳤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추후 국어 31번과 같은 초고난도 문항을 지양하고, 내년부터는 난이도 급변이 없도록 예년의 출제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 신조어 '인싸'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매년 청소년들 사이에서 새로운 신조어가 탄생한다. 지난해에는 '급식체'가 인기였고 올해는 '인싸'라는 말이 유행했다.

'인싸'는 무리에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을 뜻하는 인사이더(Insider)의 줄임말이다. 반대말은 '아싸'다. 무리에 끼지 못하고 겉도는 사람을 뜻하는 아웃사이더(Outsider)의 줄임말이다.

인싸는 트랜드에 민감하며 유행을 주도하는, 한 마디로 잘 놀고 인기 많은 사람을 뜻한다.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청소년들은 '인싸'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한다. 인싸 중에서도 가장 잘 나가는 사람을 뜻하는 '핵인싸'라는 단어도 올해 유행했다.

청소년 사이에서 '인싸되는 법', '인싸 용어' 등 여러 가지 인싸 관련 놀이도 인기를 끌었다.

◈ '고등래퍼2' 인기

'고등래퍼2'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했던 참가자. 왼쪽부터 이병재, 김하온, 이로한 군 / 전성규 기자
'고등래퍼2'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했던 참가자. 왼쪽부터 이병재, 김하온, 이로한 군 / 전성규 기자

지난 4월 종영한 Mnet '고등래퍼2'는 청소년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고등래퍼'는 전국 각 지역에서 모인 고등학생들이 참가해 랩 실력을 겨루는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다.

비슷한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Mnet '쇼미더머니'는 주로 기존 언더그라운드 래퍼나 어른들을 위한 무대였다. 그러나 '고등래퍼'는 10대들 개성과 문화가 잘 담겨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소년들은 자신과 같은 고민을 가진 고등래퍼들에게 친밀감을 느꼈고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하는 고등래퍼들에게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우승자인 김하온 군과 파이널 라운드까지 올랐던 이병재 군, 이로한 군은 아이돌급 인기를 얻으며 유명 힙합 레이블과 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2019년에 있을 고등래퍼 시즌3 참가자 모집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 청소년 전용 클럽 인기

청소년 전용 클럽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청소년들 / 독자 제공
청소년 전용 클럽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청소년들 / 독자 제공

올해 초 서울 홍대 근처에 특별한 클럽이 생겼다. 입장료를 내고 클럽에 들어가 음악을 듣고 무대에서 춤추며 놀 수 있는 클럽이었다.

이 클럽이 특별한 이유는 중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청소년만 이용할 수 있는 '청소년 전용 클럽'이기 때문이다. 입장을 위해선 학생증이 있어야 한다. 교복이나 사복 차림 모두 괜찮다.

청소년들은 즉각 환영했다. '클럽'이라는 공간을 떳떳하게 또래들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열광했다. 여가 공간이 부족했던 청소년들에게 이곳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새로운 놀이터로 떠올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도 나왔다. 일부 학부모들은 이곳이 일탈과 비행을 조장하는 곳은 아닌지 걱정하기도 했다. 그러자 청소년들은 이곳이 어른들 우려만큼 위험한 곳은 아니라고 호소했다.

이 클럽이 인기를 끌자 전국에는 이와 비슷한 청소년 클럽이 생겨났다. 사회 곳곳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여가 공간 부족과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 SNS 자해 인증 논란

인스타그램에 '자해'라는 단어를 치면 나오는 관련 게시물들
인스타그램에 '자해'라는 단어를 치면 나오는 관련 게시물들

자기 몸에 상처를 낸 뒤 이를 인증하는 'SNS 자해 인증'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확산돼 논란이 됐다. SNS에서 '자해'를 찾아보면 피를 흘리거나 자해한 흔적이 담긴 사진이 수만 건에 달한다.

이런 시도를 한 일부 청소년들은 심리적 고통을 잊기 위해 자해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적, 왕따, 가정불화 같은 일을 겪으면서 심리적 고통을 호소할 누군가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자해 청소년에 대해 폭넓은 시각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무조건 나무라고 비난할 게 아니라 고민에 공감하고 따뜻하게 위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삼촌 패키지' 등장

'학교폭력 해결' 업체 홈페이지 화면
'학교폭력 해결' 업체 홈페이지 화면

해가 갈수록 학교 폭력이 늘어나고 심각성도 더해지고 있다. 학교 폭력에 대한 학교 측 대책과 예방조치를 믿을 수 없었던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른바 '삼촌 패키지'가 해결책으로 떠올랐다.

'삼촌 패키지'는 학교 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사설 업체 서비스를 말한다. 사설 업체는 건장한 성인 남성들을 직원으로 고용한다. 이른바 '삼촌'이라 불리는 직원들은 학교 폭력 가해자를 직접 찾아가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가해 학생을 위협하거나 공포심을 유발해 피해 학생을 괴롭히지 못하게 한다. SNS를 활용해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을 괴롭히지 못하게 막는 역할도 한다.

비용은 몇십만 원에서 몇백만 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부모들은 비싼 비용과 극단적인 방법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위해 '삼촌 패키지'를 이용하게 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또 다른 폭력을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불법적인 요소가 있는 관련 업체를 이용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 배틀 그라운드 열풍

배틀그라운드 공식 홈페이지
배틀그라운드 공식 홈페이지

'배틀 그라운드(Battle Grounds, 이하 배그)'는 외딴 섬에서 플레이어 100명이 다양한 무기와 전략을 사용해 마지막 1명이 살아남는 순간까지 전투하는 배틀로얄 게임이다.

지난해 출시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배그는 한동안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카카오게임즈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15세 이용가 버전으로 새롭게 출시했다.

15세 이용가 버전이 출시되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본격적인 '배그 열풍'이 불었다. 배그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이겼닭! 치킨이닭" 같은 1등 메시지가 유행했다.

◈ 포털을 꺾은 유튜브 인기

구독자수 73만 명을 자랑하는 초등학생 유튜브 채널 '마이린TV'
구독자수 73만 명을 자랑하는 초등학생 유튜브 채널 '마이린TV'

유튜브 인기는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올해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튜브는 특히나 핫했다. 청소년들은 궁금한 게 생기면 유튜브로 검색하고 유튜브로 배운다. 포털사이트부터 켜는 어른들과 판이하게 다른 행동 양식이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크리에이터' 인기는 대단하다. 크리에이터는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유튜브 채널을 관리하며 소통하는 사람을 말한다. 올해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조사한 초등학생 희망직업에서 '유튜버'가 5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이전에는 보는 것에서 그쳤다면 점점 직접 크리에이터가 청소년들의 아이돌로 선망의 직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유튜브 열풍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home 편집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