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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파격 결정… 이마트의 절박한 승부수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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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쿠팡은 2년 전보다 2배나 성장했는데…
  • • 이마트 앞에 놓인 건 온통 ‘가시밭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정 부회장 페이스북

자사주 매입이라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승부수가 통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 측은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라고 하지만 그만큼 이마트 상황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4일까지 장내 매수를 통해 이마트 주식 14만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매매가액은 약 241억원이다. 이번 매입을 통해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9.83%에서 10.33%로 0.5%포인트 늘었으며, 주식 수는 288만399주로 변동됐다.

신세계그룹 측은 이번 주식 매입에 대해 “이마트 주가 하락에 따른 대주주의 책임 경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시장은 정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관련 소식이 알려지며 주가가 반등한 게 이를 입증한다. 일부 증권사는 이마트 목표주가를 20만원대 이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트 앞에 놓인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주가는 지난해 4월 최고가 29만5000원에서 9일 현재 18만원선으로 쪼그라들었다. 정 부회장이 주식을 매입했단 소식에 힘입어 소폭 반등한 게 이 정도다. 실적도 크게 악화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3%나 줄었다. 이는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세와 크게 비교된다. 실제로 쿠팡의 경우 2년 전 매출은 2조6000억원대였지만 지난해 5조원을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데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마트가 올 1분기에 13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2%나 감소한 수치다.

이처럼 이마트가 부진한 건 온라인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쇼핑 플랫폼이 온라인으로 바뀜에 따라 온라인몰은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의 온라인몰이 ‘로켓배송’ ‘새벽배송’ 트렌드에 가세하면서 오프라인 대형마트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온라인몰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면서도 ‘낙오하거나 밀리면 끝장’이라는 절박감 탓에 ‘초저가 경쟁’, ‘배송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경쟁 마트의 부지런한 움직임도 이마트로선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이마트는 패션 자체상표(PB)인 데이즈를 통해 청바지를 9900원이라는 초특가에 내놓거나 신선식품 위주로 ‘국민 가격’이란 초특가 캠페인을 벌이며 온라인몰에 대응하고 있다. 이런 전략은 “소비시장은 결국 초저가와 프리미엄 두 형태만 남을 것”이라는 정 부회장의 판단과 무관하지 않다. 

초저가 정책을 포함한 정 부회장의 이 같은 경영 방침이 일부 소비자의 발길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돌리는 데 성공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경쟁사가 가만있을 리 만무하다. 두 회사 모두 신선식품, 가공식품, 위생용품 등 생필품을 반값 수준에 판매하는 초특가 고육지책으로 이마트에 맞서고 있다. 실적 악화로 생존절벽에 몰려 있는 건 두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초특가 경쟁이 수익성 악화의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점도 이마트를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이마트는 온라인 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신선식품 등 경쟁력 있는 제품 위주로 매장을 재편하고 있지만, 이커머스를 압도할 정도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처럼 소비자가 계속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이대로 수익성이 악화하면 ‘유통 공룡’ 이마트는 생존절벽에 내몰려 지구에서 자취를 감춘 공룡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여러 모로 어려운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정 부회장이 모종의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에 재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정 부회장 페이스북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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