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닷 부모 향해 일침 날린 데드풀 번역가

2019-04-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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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황석희, "IMF라 사기를 치고 잠적했다" 글 공개
IMF 당시 어려웠던 가정 형편 고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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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노동을 하시던 아버지는 IMF가 터지자 그마저도 일이 없어 집에서 전전긍긍하시다 폐지라도 줍겠다며 동네를 돌아다니셨고 청소 일을 하던 어머니는 일을 두 배 가까이 늘리셨다. 재수 중이던 나는 어머니 덕에 간신히 대학 입학금을 마련했다. 대학 1학년 땐 새벽 5시 인력사무소에 나가면 일 구하러 온 아저씨들이 눈치를 줬다. 넌 용돈 벌러 나왔겠지만 우린 처자식 먹여살리려고 나왔다며. 결국 손도 한번 제대로 못 들고 눈치만 보고 있다 오기 일수여서 얼마 안 하던 국립대 등록금과 월 15만원짜리 자취방을 유지하는 것도 늘 벅찼다. 2학년이 돼서 과외를 하나둘 잡기 전까진 끼니를 거를 때가 있을 정도로 괴로웠고 못 도와주는 부모님도 괴로워했고 한국의 수많은 부모 자식이 그러했다. IMF라 사람들 등쳐먹고 어쩔 수 없었단 소릴 하기엔 악착같이 버틴 이들이 이땅에 너무 많다. 적어도 이땅에선 그런 헛소리하지 말란 얘기다.

황석희(@drug_sub)님의 공유 게시물님,

영화 '데드풀', '스파이더맨: 홈커밍' 등 맛깔나는 번역으로 유명한 번역가 황석희 씨가 방송인 마이크로닷(신재호) 부모를 겨냥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10일, 황석희 씨는 인스타그램에 "IMF라 사기를 치고 잠적했다"는 텍스트 이미지를 올렸다. 함께 올린 글에는 IMF 시절을 어렵게 보낸 황석희 씨 가정 이야기를 볼 수 있다.

글에서 황 씨는 "막노동을 하시던 아버지는 IMF가 터지자 그마저도 일이 없어 집에서 전전긍긍하시다 폐지라도 줍겠다며 동네를 돌아다니셨고 청소 일을 하던 어머니는 일을 두 배 가까이 늘리셨다. 재수 중이던 나는 어머니 덕에 간신히 대학 입학금을 마련했다"라며 부모님을 언급했다.

이어 "대학 1학년 땐 새벽 5시 인력사무소에 나가면 일 구하러 온 아저씨들이 눈치를 줬다. 넌 용돈 벌러 나왔겠지만 우린 처자식 먹여살리려고 나왔다며. 결국 손도 한번 제대로 못 들고 눈치만 보고 있다 오기 일수여서 얼마 안 하던 국립대 등록금과 월 15만 원짜리 자취방을 유지하는 것도 늘 벅찼다"며 자신의 형편도 언급했다.

황 씨는 "끼니를 거를 때가 있을 정도로 괴로웠고 못 도와주는 부모님도 괴로워했고 한국의 수많은 부모 자식이 그러했다"며 ""IMF라 사람들 등쳐먹고 어쩔 수 없었단 소릴 하기엔 악착같이 버틴 이들이 이 땅에 너무 많다. 적어도 이 땅에선 그런 헛소리하지 말란 얘기다"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로닷 부모인 신 씨 부부는 20여 년 전, 충북 제천에서 거액을 빌리고 뉴질랜드로 잠적했다 지난 8일 입국했다. 입국과 동시에 경찰에 압송되면서 "IMF 때라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황석희 씨 인스타그램
황석희 씨 인스타그램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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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상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