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강요하면 안 됩니다” 세월호 행사에 자녀 빼달라는 학부모 편지

2019-04-1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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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커뮤니티에서 확산된 편지 내용
“추모를 강요하고 정치 공격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잘못”

안산 단원고 4.16 기억교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이하 연합뉴스
안산 단원고 4.16 기억교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이하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한 학부모가 교사에게 보낸 편지가 확산되고 있다.

학부모는 학교 현장에서 이뤄지는 세월호 참사 추모 행사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모 행사에 자녀를 동참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17일 '더쿠' 등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내 딸은 세월호 추모행사에서 빼달라는 학부모의 편지"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여기에는 해당 편지를 촬영한 사진이 담겨 있었다.

HOT - 내 딸은 세월호 추모행사에서 빼달라는 학부모의 편지.jpg
학부모는 편지에서 "다름이 아니고, 내일 학교에서 세월호 관련된 어떤 것들을 한다고 00에게 들었습니다"라며 "저는 개인적으로 왜 교육기관에서 세월호 행사를 아이들에게 하도록 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는 해상 사고였을 뿐이고 안타까운 사고였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국민들에게 슬픔과 추모를 강요하고 정치인들이 정치 공격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건 앞으로 이런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안전교육과 재발 방지 대책이지, 학생들의 죽음을 추모하는 어떤 행위(노란 리본, 그림 그리기 등)가 아니라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지금 교육감과 교육부 장관은 아시겠지만, 진보 성향의 좌파(전교조와 비슷한) 분들이라 이런 행사를 좋아하고 학교에 권장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라며 "학교 차원에서 이미 계획된 것들이라면 취소되었으면 좋겠지만 안 된다면 저희 OO라도 이런 것들에 동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가치 있는 추모가 만약 있다면, 나라를 위해 싸우다 희생당하신 분들(천안함 연평해전, 6.2 5등), 소방대원이나 훌륭한 지도자들이 아닐까요"라며 "정부와 교육당국이 세월호 해상사고를 자꾸 정치적 차원에서 이용하고, 마치 기념일처럼 슬픔을 강요하는 것이 중단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선생님께 갑자기 편지 드리게 됐습니다"라고 했다.

학부모 편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OO 엄마예요.

다름이 아니고, 내일 학교에서 세월호 관련된 어떤 것들을 한다고 00에게 들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왜 교육기관에서 세월호 행사를 아이들에게 하도록 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세월호는 해상 사고였을 뿐이고, 안타까운 사고였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국민들에게 슬픔과 추모를 강요하고 정치인들이 정치 공격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건 앞으로 이런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안전교육과 재발 방지 대책이지, 학생들의 죽음을 추모하는 어떤 행위(노란 리본, 그림 그리기 등)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지금 교육감과 교육장관은 아시겠지만, 진보 성향의 좌파(전교조와 비슷한) 분들이라 이런 행사를 좋아하고 학교에 권장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바라기는 학교 차원에서 이미 계획된 것들이라면 취소되었으면 좋겠지만 안 된다면 저희 OO라도 이런 것들에 동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추모 행사와 관련된 어떤 것들, 안전교육은 환영합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가치 있는 추모가 만약 있다면, 나라를 위해 싸우다 희생당하신 분들(천안함 연평해전, 6.2 5등), 소방대원이나 훌륭한 지도자들이 아닐까요?

정부와 교육당국이 세월호 해상사고를 자꾸 정치적 차원에서 이용하고, 마치 기념일처럼 슬픔을 강요하는 것이 중단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선생님께 갑자기 편지 드리게 되었습니다.

OO에게 늘 좋은 선생님이 되어 주셔서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00 엄마가)

세월호 참사 추모 '노란 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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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