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아카이브 기록에서도 삭제한 신문지면을 소개합니다

2019-05-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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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8월 23일자 신문 3면, 국립중앙도서관은 물론 조선일보 아카이브에도 없어”
“성실한 삶의 자세와 불굴의 투지” 등의 문구로 전두환 묘사한 기사 3면에 실려

한 누리꾼이 ‘조선일보가 아카이브 기록에 철저히 봉인, 숨겨둔 신문지면’이란 제목의 게시물을 16일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에 올렸다.

글쓴이에 따르면 1980년 8월 23일자 조선일보 3면은 국립중앙도서관은 물론 조선일보 아카이브 데이터 기록에서도 볼 수 없다. 글쓴이는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은 딱 한 곳 국회도서관이다. 국회도서관에 가면 문제의 지면을 직접 열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조선일보 아카이브 기록엔 문제의 지면이 빠져 있다.

조선일보의 인터넷판인 조선닷컴에서 1980년 8월 23일자 신문 확인하기
문제의 지면엔 ‘인간 전두환’이라는 제목의 전두환 당시 국가보위비상대책상임위원장에 대한 기사가 실려 있다. 이 기사의 소제목은 ‘이해관계 얽매이지 않고 남에게 주기 좋아하는 성격’, ‘운동이면 못하는 것 없고 생도 시절엔 축구부 주장’, ‘ 사에 앞서 공, 나보다 국가 앞에서, 자신에게 엄격하고 책임 회피 안해’다.

해당 기사는 전두환씨를 이렇게 묘사한다.

“6·25가 발발하자 그는 어느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밤마다 목총을 들고 나가 학교교사 순찰을 돌았다. 담력도 센 학생이었지만 그는 그만큼 동료를 사랑하고 학교를 아끼고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자긍심에 불탄 학생이었다.”

“그가 육사를 지망한 것은 적의 군화에 짓밟힌 나라를 위하는 길은 내 한 몸 나라에 던져 총칼을 들고 싸우는 길밖에 없다는 일념 때문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육사 지망에 앞서 그가 보병학교에 지망했던 사실만으로도 당시 그의 심정을 쉽사리 헤아릴 수 있다.”

“전두환 장군은 고교 때부터 축구 선수였던 그는 육사에서도 축구부 주장(골키퍼)으로서 다른 생도들과는 달리 학업과 운동을 겸하느라 공부에만 정열을 쏟을 수가 없었던 듯하다. 그러나 그는 남이 쉬는 시간에 부족한 수업, 뒤진 과목을 보완하느라고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육사 동기생이면서도 한 내무반 동료였던 민석원(閔錫源)(50·사업)에게 이따금 휴일이면 교과서를 들고 와 가르쳐 달라고 졸라댔고, 그의 열성에 민씨는 금쪽같은 외출기회를 여러 번 포기해야 했다.”

“이러한 힘은 사소한 이해에 얽매이지 않고 사물을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폭넓은 시야와 강인한 체력 덕인 듯하다.”

“부대 통솔에서도 그 성격이 잘 나타나고 있지만, 전장군은 누구에게건 ‘뒤질 수 없다’는 투지력과 부족한 부문에 대한 부단한 연마를 게을리 하지 않는 끈질긴 성품의 소유자다.”

“이러한 성실한 삶의 자세와 불굴의 투지로 그는 이미 오래 전부터 군 내부에서는 널리 알려진 인물이었다.”

“이러한 전장군을 두고 요즘 군내에선 위기에 강한 사람이라고 일컫고 있다. 대소의 위기 때마다 아무도 앞장을 서려 하지 않을 때 그만은 자신의 도덕관에 비추어 옳다고만 판단되면 위험여부를 가리지 않고 앞장서서 난관을 극복해 왔기 때문이리라.”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