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방남자 살해 다섯 시간 뒤 옥상살인… ‘가산동 조선족 연쇄살인 사건’ 일파만파

2019-05-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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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방 남성 살인’ 다섯 시간 뒤 빌딩 옥상서 일면식도 없는 한국인 살인
“조선족 무서워 살겠나” 혐오 확산… 중국동포 범죄율 높다는 것은 편견

영화 '범죄도시'의 한 장면.
영화 '범죄도시'의 한 장면.

술에 취해 일면식도 없는 한국인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중국 동포가 범행 다섯 시간 전에 또 다른 남성을 죽인 것으로 드러나 중국 동포 혐오가 확산하고 있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구속된 중국 교포 김모(30)씨의 추가 살인 혐의를 확인했다고 20일 밝힌 바 있다. 김씨는 지난 14일 밤 금천구 가산동의 한 빌딩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던 한국인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됐다. 검거 당시 술에 취해 있던 김씨는 ‘왜 옥상에서 술을 마시냐’라고 시비를 걸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김씨가 범행을 저지른 빌딩은 김씨와 전혀 연고가 없는 곳으로 드러났다.

충격적인 것은 김씨가 이곳에서 살인을 저지르기 다섯 시간 전에 또 다른 살인을 이미 저질렀다는 점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후 6시 46분쯤 가산동의 한 고시원에서 옆방에 살던 중국 교포 A(52)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범행을 부인하던 김씨에게 증거를 제시하자 A씨가 계속 시끄럽게 해 살인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범행을 저지른 곳들은 약 300m 떨어져 있다.

소식을 들은 누리꾼들은 중국 동포가 하루에 두 명이나 연쇄적으로 살해했다는 데 충격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누리꾼은 “그놈의 동포 타령 지겹다. 중국인 다 내쫒을 수 없나”, “동포란 말 쓰지 마라. 그냥 중국인이다”, “진짜 조선족 무서워서 살겠나” 등의 글을 올리며 중국 동포에 대한 혐오감을 표출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동포 범죄쥴이 높다는 인식은 편견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7년 펴낸 ‘공식통계에 나타난 외국인 범죄의 발생 동향 및 특성’과 경찰청 통계를 보면 중국 동포의 범죄율은 내국인보다 낮다. 2015년 인구 10만명 기준으로 내국인 범죄자는 3369명인 데 반해 중국인은 1858명이다.

외국인 범죄를 국적별로 나누었을 때도 중국인 범죄는 많지 않다. 중국보다 러시아와 몽골 국적의 범죄율이 가장 높다. 중국인 범죄율은 러시아, 몽골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국적의 불법체류 검거 인원수도 10만명당 950명으로 평균 수치(916명)를 벗어나지 않는다.

통계가 이럼에도 왜 중국 동포에 대한 혐오가 판치는 것일까. 한국계 중국인을 포함한 중국인이 저지른 범죄가 다른 외국인보다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년 한국에서 발생한 3만4,000 명의 외국인 범죄자 중 중국인 범죄자는 1만9000명이나 된다. 체류 외국인(2017년 기준 218만명 이상) 중 그 수가 가장 많다 보니 범죄자 수도 많아졌고 이 같은 현실이 중국 동포 혐오로 이어진 것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