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 연예인들에게 마구 뿌린 공짜쿠폰, 사실상의 뇌물?… 논란 확산

2019-06-1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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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방식에 불만 품은 고객들, 불매운동 조짐까지
일각선 “법적 제재 안 받을 뿐 사실상 김영란법 위반”
배달의민족 “뇌물 아니다… 어떠한 법적 문제도 없다”
“유명인과 셀럽들에게 제공한 쿠폰의 양은 공개 못해”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배달의민족의 ‘유명인 공짜 쿠폰’ 마케팅을 놓고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배달의민족 마케팅 방식에 크게 반발하는 등 불매 운동 조짐이 일고 있다.

발단은 배달의민족이 최근 유명인들에게 1만원짜리 할인쿠폰을 무더기로 배포하면서 불거졌다. 개코, 기리보이 등 유명인이 자신의 SNS에 ‘OOO(유명인 이름)가 쏜다'라는 문구가 적힌 1만원짜리 쿠폰을 배달의민족으로부터 지급받은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배달의민족 이용자들이 들고 일어섰다. 실제로 누리꾼들은 “쿠폰도 짜게 주면서 시켜 먹지도 않는 연예인들한테 쿠폰 뿌리네”, “요기요로 갈아 타겠다” 등의 댓글을 올리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돈은 내가 쓰는데 왜 시켜 먹지도 않는 연예인들에게 쿠폰을 조공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위키트리에 “배달의민족의 ‘OOO이 쏜다’ 쿠폰은 흔히 쓰는 표현 중 ‘한턱 쏜다’는 말이 주는 느낌으로, 주는 사람도 좋고 받는 사람도 즐거운, 주고받는 일상의 행복을 나눠보자는 취지에서 예전부터 진행해 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연예인들 사이에서 부쩍 ‘인증’ 사례가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이해하지만 ‘OOO이 쏜다’ 쿠폰은 연예인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대학 캠퍼스를 찾아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기도 했고, 또 현재 VIP 고객 등을 대상으로 한 앱 내 이벤트에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예인이나 인기 유튜버 등 유명 인사 중에서 평소 배달의민족을 잘 이용하거나 앞으로 배달의민족을 이용해줬으면 하는 분들을 중심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받은 분 혼자 쓰라는 게 아니라 ‘OOO이 쏜다’라는 말이 뜻하는 것처럼 주변 지인이나 팬 등 여러 사람과 나누면 좋겠다는 취지”라면서 “VIP 고객이나 일반인에게는 안 주면서 특정 연예인에게만 주는 것은 아니다. 연예인 분들을 통해 더 많은 일반인이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쿠폰을 제공받은 연예인들이 해당 쿠폰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발생한 때문이다.

실제로 개코의 경우 “쏘라고 보내준 모양인데 혼자 사는 분들한테 선착순으로 쏴줄게요”라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팬들에게 쿠폰을 보내주겠다고 의사를 밝혔지만, 기리보이는 “나 혼자 쓸 건데 엄마가 열 장 가져감”이라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해당 쿠폰의 상당수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일각에선 배달의민족이 사실상 유명인들에게 사실상 뇌물을 준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명백한 대가라고 볼 수 있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 연예인들에게 홍보에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마구잡이로 배포했다는 것이다. 쿠폰을 지급한 대상이 언론인과 공무원, 교직원이나 그들의 배우자가 아닌 연예인인 까닭에 법(김영란법)의 제재를 받지 않을 뿐 자사 이익을 위해 뇌물을 제공한 것은 분명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셀럽에게 쿠폰을 배포하는 것이 뇌물이라는 지적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어떠한 법적 문제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연예인들에게 쿠폰을 제공할 때 활용 방법에 조건을 달지 않는다. 유명 인사의 영향력을 활용해 ‘이걸 꼭 SNS에 인증해 달라’거나 ‘주변에 배포하라’는 식으로 진행하는 본격적인 마케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조건이 없음에도 쿠폰을 받으면 대부분 주변 지인이나 팬 등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정 연예인 본인에게만 혜택이 쏠리는 것이 아니라 주변 지인, 나아가 일반인 소비자에게까지 두루 나눠지면 좋겠다는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려면 배달의민족 이용자들에게 직접 쿠폰을 배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배달의민족 측은 유명 연예인이나 셀럽에게 배포한 쿠포의 양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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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