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수준으로 번지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 일본 현지 반응은?

2019-07-23 15:05

add remove print link

'한국 불매운동', '혐한' 분위기 심각한 수준?
현지 반응은 생각보다 미미해… '혐한'은 일부 극우 세력일 뿐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로 국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한창이다. 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일본 현지 반응은 어떨까?

지난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불화수소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의 핵심 재료 3가지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대단히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며 일본 수출 규제에 정면 대응을 예고했다.

대중들은 이번에야말로 본때를 보여주자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섰다. 유니클로, 세븐일레븐 등 불매운동 리스트와 대체 브랜드 리스트를 공유하는가 하면 오프라인 매장서 1인 시위 릴레이를 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일본 불매운동' 짤 / 온라인 커뮤니티
국내 '일본 불매운동' 짤 / 온라인 커뮤니티

주류, 식품에서 시작해 관광, 문화로까지 확산한 국내 불매운동은 실제 일본 제품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편의점 CU에서 일본 맥주의 매출은 이달 들어 지난달 동기보다 40% 감소, 대표적인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의 카드사 매출은 26%나 감소했다.

일본의 극우 세력들은 현 상황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방송·언론 등을 통해 '반한·혐한'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일본 지상파 방송에서는 "가슴이 처졌다"는 등 위안부에 대한 모욕 발언을 하거나 문희상 국회의장을 호박에 비유하는 등 심각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유명 연예인들을 내세워 정치적인 견해를 묻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하 제보자 제공
이하 제보자 제공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극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맞불 작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한국 제품 리스트를 공유하며 불매운동에 나섰다. SNS에서도 이같은 게시물을 흔히 볼 수 있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일본 야후 캡처
일본 야후 캡처

'혐한' 단체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존재해왔다. 대표적으로는 재일 한국인의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생겨난 '재특회'가 있다. 재특회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거리로 나서 '혐한' 시위 활동을 해왔다.

재특회 회장 사쿠라이 마코토 / JTBC
재특회 회장 사쿠라이 마코토 / JTBC

지난 2013년 봄, 오사카 시위에서는 "길에서 한국 조선인을 발견하면 돌을 던져라. 조선인 여자는 강간해도 좋다"는 등 차마 입에 담기 힘든 폭언을 일삼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일본의 일반 시민들은 최근 한일 관계에 대해 '아베 정권의 퍼포먼스일 뿐'이라는 반응이다.

23일 일본 도쿄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A씨(30)는 위키트리에 "얼마 전 선거가 끝난 뒤 일본의 언론에서는 아베 정권이 앞으로 얼마나 오래 갈 것인지, 앞으로 어느 정도의 제재를 더 이어갈 것인지에 관해 보도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젊은 층들은 여전히 한국을 좋아하거나 나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A씨는 이어 "반한 시위를 여러 번 봤지만, 시위를 하는 주변에서 인종차별 반대를 외치는 일본인들이 더 많았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도쿄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유튜버 하루는 "실제로 뉴스 기사에 '불매운동'을 찬성한다는 댓글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일본은 언론 통제가 심한 나라다. 극우 세력들이 댓글을 달아 여론을 몰아가려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특히 젊은 층들은 이슈를 알고 있어도 오프라인상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JTBC 뉴스
JTBC 뉴스
유튜브 'HARU어느하루'
유튜브 'HARU어느하루'
home 윤희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