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밝힌 스파이더맨이 MCU를 떠나는 진짜 이유

2019-08-2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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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MCU 결별 보도에 공식 입장문 내놓은 소니 픽쳐스
입장문에서 케빈 파이기 제작 참여 여부를 놓고 디즈니와 이견 보였음을 암시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소니가 '스파이더맨' 제작을 둘러싼 디즈니와의 협상이 결렬됐다는 보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입장문을 보면, 마블 스튜디오 수장이자 영화 제작자인 케빈 파이기의 제작 참여 여부가 쟁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니 픽쳐스는 21일 내놓은 공식 입장문에서 "스파이더맨에 관한 오늘 뉴스 대부분은 스파이더맨 프랜차이즈에서의 케빈 파이기의 개입에 관한 논의를 잘못 묘사했다"고 운을 뗐다.

소니 측은 "우리는 실망했지만, 다음 '스파이더맨'에 케빈 파이기가 수석 프로듀서를 맡지 않도록 한 디즈니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디즈니가 새 마블 작품 등을 포함해 파이기에게 부여한 수많은 새로운 책임을 고려했을 때, 파이기에게 디즈니가 소유하지도 않은 IP를 작업하는 걸 허락하지 않기로 한 걸 이해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매체 데드라인 등은 '스파이더맨' 영화에 관한 디즈니와 소니 픽쳐스의 협상이 제작비와 수익 배분 문제로 결렬됐다고 보도했다. 디즈니는 소니 측에 50 대 50배분을 요청했지만 소니 측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디즈니 요구의 배경에는 마블 핵심 인물인 케빈 파이기가 소니가 수익 대부분을 가져가는 스파이더맨 제작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블 스튜디오 사장인 케빈 파이기는 오늘날 MCU 성공 신화를 만든 핵심 인물이다.

디즈니는 최근 여러 편의 MCU 페이즈4 작품을 발표한 바 있다. 조만간 런칭할 '디즈니 플러스'에 공급할 독점 TV 시리즈들도 대거 제작 예정이다. 이를 진두지휘해야 하는 케빈 파이기는 앞으로 더욱 바빠질 가능성이 높다.

예상과 달리 소니는 오히려 케빈 파이기 참여를 원하는 입장이었고, 디즈니는 케빈 파이기가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발을 빼길 원하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만약 케빈 파이기 참여를 원하면 수익 배분이라도 높여달란 게 디즈니 속내였다.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앞서 보도가 나온 후 소니 관계자들은 여러 매체를 통해 협상이 아직 진행 중임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입장문에서도 "추후 바뀔 수도 있을 거라 기대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소니는 끝으로 "케빈 파이기는 훌륭한 사람이며, 우리는 그가 준 도움과 지도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