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에콰도르 대사관 치외법권 위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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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피신해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의 치외법권을 인정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피신해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의 치외법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영국 정부의 입장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최근 `목적에 맞게 사용되지 않은 외교 공관의 지위를 폐지할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 서한을 에콰도르 정부에 보냈다.
이 서한은 영국 정부가 어산지 체포를 위해 경찰력을 에콰도르 대사관에 투입할 수 있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외에서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리비아 대사를 지낸 영국의 전직 외교관 올리버 마일스는 "영국이 법에 어긋나는 것을 요구하는 모양새가 됐다"며 "영국 정부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가 에콰도르 대사관의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는 근거로 제시한 `외교·영사 공관에 관한 법률'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1987년 런던주재 리비아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영국 경찰관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이 법은 `국제법상 허용될 경우 외교공관의 지위를 폐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국제법상으로는 외교공관의 치외법권이 보호되고 있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에콰도르 정부는 미주 35개국을 회원국으로 하는 미주기구(OAS)에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 1954년 미주기구가 외교공관의 외교적 비호권(right of asylum)을 인정하는 조약을 제정한 만큼 어산지 망명 문제에 개입해 달라는 취지다.
외교적 비호권은 망명 등을 요청하며 외교공관에 진입한 사람을 보호하는 국제관행이다.
그러나 미국은 영국 정부를 지지하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은 OAS가 1954년 제정한 외교적 비호권에 대한 협약에 참가하지 않았고, 외교적 비호권을 인정하지도 않는다"며 "어산지 문제는 영국과 에콰도르가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OAS는 개입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에콰도르의 망명 허용 결정에도 불구하고, 영국 정부가 어산지 체포의사를 굽히지 않음에 따라 사태 장기화 가능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영국 정부가 어산지에게 안전한 출국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어산지는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 무기한 머물 수 있다"고 밝혔다.
코레아 대통령은 또 "영국의 법체제는 외교공관의 안전을 보장하는 남미와 차이가 난다"며 "며칠 전 영국은 자국 법에 따라 우리 대사관에 경찰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명백한 위협을 보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