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도 당황... 어획량 급감해 3분에 경매 끝나는 한국 해산물 (영상)

2025-04-2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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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보다 수확량이 72% 감소한 한국 해산물

꽃게 경매 현장. / SBS 뉴스 영상 캡처
꽃게 경매 현장. / SBS 뉴스 영상 캡처

봄이 찾아오며 꽃게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어획량이 급감해 시장에 큰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와 견줘 어획량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까닭에 가격도 크게 올랐다. 서해안 항구에서 벌어지는 꽃게 경매 현장을 SBS가 19일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물량이 부족한 까닭에 3분 만에 끝날 정도로 경매가 치열하다.

서해안 항구에서 벌어지는 꽃게 경매 현장을 SBS가 19일 소개했다. / 'SBS 뉴스' 유튜브

꽃게는 한국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식재료다. 특히 봄철에는 알이 꽉 찬 암꽃게가 큰 인기를 끌며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에서도 수요가 높다. 꽃게는 주로 서해와 남해에서 서식한다. 단단한 껍질과 강한 집게발을 갖고 있으며, 빠른 움직임으로 먹이를 사냥하거나 포식자를 피한다. 꽃게의 생태는 수온에 크게 좌우되는데, 보통 4월부터 6월 사이 수온이 올라가면 연안으로 이동해 번식과 먹이 활동을 활발히 한다. 봄철 알배기 암꽃게는 특히 별미로 여겨진다. 꽃게는 조리법도 다양하다. 찜, 탕, 간장게장, 양념게장 등으로 즐긴다. 특히 제철에는 살이 통통하고 맛이 깊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다. 한국의 꽃게 요리는 지역마다 특색이 있다. 서해안에서는 주로 신선한 꽃게를 쪄서 먹고, 남해안에서는 매콤한 양념게장이 인기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서해안 주요 어장에서 꽃게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이달 들어 17일 동안 위판량은 풍어였던 1년 전에 비해 72% 감소했다. 평어 수준이던 2년 전과 비교해도 48%나 줄었다. 항구에서는 새벽부터 해가 뜨며 경매 준비가 시작되지만, 수조에 담긴 꽃게는 눈에 띄게 적다. 경매는 3분도 채 걸리지 않고 끝나며, 상인들은 한정된 물량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경매 후에는 활꽃게와 냉동용으로 나누는 작업이 빠르게 이뤄지지만, 물량이 워낙 적어 이 과정도 순식간에 마무리된다. 상인들은 부족한 물량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품질을 꼼꼼히 확인하며, 활력이 좋은 꽃게를 우선적으로 선별한다.

어획량 감소의 주요 원인은 2~3월에 찾아온 기습 한파로 꼽힌다. 이 시기 서해 표층 수온이 평년보다 낮아지며 꽃게의 이동과 번식 패턴에 영향을 미쳤다. 꽃게는 겨울철 먼바다에서 지내다 수온이 15~20℃로 올라가는 봄철에 연안으로 돌아오는데, 올해는 수온 상승이 더뎌 꽃게가 제때 연안으로 이동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환경 변화로 인해 꽃게의 산란 활동도 지연됐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꽃게는 수온뿐 아니라 염분, 먹이 공급, 해류 변화 등 여러 환경 요인에 민감한 까닭에 작은 변화에도 어획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서해안의 해류가 평년과 다르게 흐르면 꽃게가 선호하는 먹이인 플랑크톤이나 작은 갑각류의 분포도 바뀌어 어획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올해 봄 꽃게 어획량은 많아야 지난해의 6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꽃게 / 연합뉴스TV
꽃게 / 연합뉴스TV

이처럼 공급이 줄어들자 가격은 크게 올랐다. 경매 낙찰가는 풍어였던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고가 기준으로 20~50% 높게 형성되고 있다. 큰 꽃게의 경우 kg당 약 7000원 정도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소비자들도 제철이라 저렴할 거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놀라고 있다. 그래도 봄철 꽃게는 맛이 뛰어나 여전히 수요가 꾸준하다.

꽃게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하면 어획량 감소는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다. 먹이사슬의 균형이 수온 변화나 해양 환경의 영향을 받으면, 꽃게 개체군에도 장기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꽃게는 연안에서 번식하며 알을 낳기에 연안 오염이나 서식지 파괴도 어획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서해안에서는 간척 사업, 해양 개발, 항만 건설 등으로 연안 환경이 변화하고 있어 이로 인한 장기적인 영향도 우려되고 있다. 연안 매립으로 산란지가 줄어들면 새끼 꽃게의 생존율이 낮아져 미래 어획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꽃게 어업은 지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서해안 어촌에서 꽃게 조업은 주요 수입원이다. 어획량 감소는 어민들의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조업에 나가는 배들은 평소보다 출항 횟수가 줄어들며, 일부는 이틀에 한 번만 바다로 나가고 있다.

봄 꽃게 조업은 6월 20일까지 이어진다. 수온이 본격적으로 올라가는 5월과 6월이 되면 어획량이 다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물량 회복이 불확실해 당분간 높은 가격과 치열한 경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꽃게 / 연합뉴스
꽃게 / 연합뉴스

<꽃게탕 레시피>

꽃게 2마리, 무 1/4개, 양파 1개, 대파 1대, 청양고추 2개, 미나리 한 줌, 다시마와 멸치 약간, 고춧가루 3스푼, 된장 1스푼, 다진 마늘 1스푼, 간 생강 조금, 국간장 1스푼, 소금 약간, 물 1.5리터를 준비한다. 먼저 꽃게는 흐르는 물에 솔로 문질러 깨끗이 손질한 뒤 등딱지를 떼고 반으로 잘라 준비한다. 무는 도톰하게 나박 썰고, 양파는 큼직하게 채 썰고, 대파는 어슷썰고, 청양고추는 송송 썰며, 미나리는 5cm 길이로 썰어둔다. 냄비에 물을 붓고 다시마와 멸치를 넣어 중불에서 10분간 끓이다가 다시마는 먼저 건지고, 멸치는 5분 더 끓인 뒤 건져내 육수를 만든다. 육수가 준비되면 먼저 무를 넣고 5분간 끓인 후 손질한 꽃게를 넣고 한소끔 끓이고, 된장 1스푼을 체에 걸러 풀어 넣고 고춧가루 3스푼을 넣어 국물에 붉은 기운을 더한다. 다진 마늘과 간 생강을 넣고,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무가 반쯤 익었을 때 양파, 대파, 고추를 넣고 다시 한 번 팔팔 끓인다. 마지막으로 미나리를 넣고 1분 정도 더 끓인 뒤 불을 끄고 그릇에 담으면 얼큰하고 시원한 꽃게탕을 완성할 수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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