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 것과 달리 엄연한 고급 요리…'178종' 곤충 요리 천국인 곳

2025-05-0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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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식재료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곤충 요리

국민 간식이지만 여전히 어떤 사람들에게는 쳐다보기조차 힘든 한국 음식 번데기, 그런데 이런 곤충 요리가 유독 발전한 나라가 있다. 알려진 수만 무려 178종에 달한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곤충을 이토록 다양하게 먹게 된 걸까.

중국 윈난성 / Tanya Keisha-shutterstock.com
중국 윈난성 / Tanya Keisha-shutterstock.com

곤충 요리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고대 그리스, 로마, 중국 등 여러 문명에서 곤충은 중요한 식재료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매미를 즐겨 먹었다고 기록했으며 고대 로마의 플리니우스는 딱정벌레 유충, 메뚜기, 개미 등을 식재료로 언급했다. 중국에서도 누에 번데기 등 곤충 요리가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성경(구약, 신약)에서도 메뚜기와 귀뚜라미 등 일부 곤충이 ‘먹어도 되는 음식’으로 언급된다.

다만 19세기 이후 곤충 식용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점차 감소했다. 농업과 축산업의 발달, 곤충에 대한 부정적 인식, 산업화와 서구화 영향 때문이다.

그러나 남미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국 등지에서는 여전히 곤충이 중요한 식재료로 남아 있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에 번데기가 있다면 윈난성에는 땅벌 유충 튀김이 있다. 땅벌 유충 튀김은 곤충이라고 하지만 나름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고급 요리로 알려져 있다. 땅벌의 벌집에서 유충을 꺼내 튀기거나 술과 함께 끓여 먹는 방식이다. 맛은 한국의 번데기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더 바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중국 윈난성 길거리에서 파는 곤충 요리 / Daniel Andis-shutterstock.com
중국 윈난성 길거리에서 파는 곤충 요리 / Daniel Andis-shutterstock.com

윈난성에서 곤충 요리가 유독 발달한 데에는 지리적·문화적·역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윈난성은 중국 서남부에 위치해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인접해 있다. 이 지역은 한족 외에도 25개 이상의 소수민족이 거주하며 인구의 3분의 1이 소수민족일 정도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한다. 이런 다문화 환경은 곤충 요리를 포함한 다양한 식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발전시키는 주원인이 됐다.

윈난성의 온화한 기후도 다양한 식재료를 확보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 윈난성은 사계절이 온화하고 생태계가 매우 다양하다. 이런 환경은 곤충을 포함한 다양한 식재료를 쉽게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줬고 자연스럽게 곤충을 요리에 활용하는 전통이 자리 잡았다.

산지에 거주하는 소수민족들에게 곤충이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는 설도 있다. 과거 육류 공급이 어려웠던 시절 곤충은 산지 주민들에게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선택한 하나의 방법이었던 셈이다. 지금도 윈난성에서 별미로 팔리는 땅벌 유충, 대나무 벌레, 메뚜기 등은 그 당시 간식보다 엄연한 요리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동남아시아와 가까운 지리적 특성도 곤충 요리 발전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라오스와 태국, 베트남 등 인근 국가의 곤충 요리 문화에서 윈난의 이런 문화가 유래했다는 것이다.

사실 곤충 요리는 보기에 징그러울 수 있으나 단백질이 많이 함유돼 있고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 미네랄 등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다. 또 가축보다 사육이 쉽고 환경 부담도 적어 훌륭한 미래 식재료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중국 윈난성의 곤충 튀김 요리 / Daniel Andis-shutterstock.com
중국 윈난성의 곤충 튀김 요리 / Daniel Andis-shutterstock.com

윈난성에서 대표적으로 곤충 요리에 사용하는 식재료는 다음과 같다.

땅벌 유충

윈난의 대표적인 곤충 요리 재료로, 벌집을 통째로 채집해 안에 있는 유충을 꺼내 튀기거나 술을 넣고 끓여 먹는다. 고급 요리로 취급되며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별미다.

대나무 벌레

대나무 속에 사는 나방의 유충으로, 튀김 요리로 가장 대중적이다. 바삭하고 고소한 식감이 특징이며 간식이나 야채와 함께 볶아먹기도 한다.

메뚜기

튀김이나 볶음 요리로 즐긴다. 윈난뿐 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식용으로 활용된다.

여치

윈난의 대표적인 손님 접대용 요리

개미알

귀한 손님에게 내놓는 요리 재료

말벌 유충

윈난의 전통 곤충 요리 재료 중 하나로, 일본 등지에서도 유사하게 활용된다.

동충하초

곤충 자체는 아니지만, 곤충에 기생하는 버섯으로 윈난의 별미 중 하나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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