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물 때문에 5500만원 쓴다고?” 부산 광안리서 벌어지고 있는 일
2025-05-0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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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광안리, 해운대, 송정, 송도 등 해수욕장 개장 앞두고...
부산의 유명 해수욕장들이 올여름 해파리 출몰에 대비한 준비에 한창이다. 수온 상승으로 인해 해파리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산 전역 해수욕장들이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수영구는 올해 처음으로 광안리해수욕장에 5500만 원을 투입해 해파리 차단망을 설치하는 등 적극 대처에 나섰다.

부산 해수욕장 6월부터 본격 개장...해파리와의 전쟁 시작
2025년 올해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6월 21일부터 9월 14일까지 정식 개장하고, 송정해수욕장도 같은 날인 6월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송도해수욕장은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62일간 피서객을 맞이한다.
부산 16개 구·군에 따르면 해수욕장을 관할하는 지자체들은 올여름 해파리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해파리 출현 시기가 앞당겨지고 개체수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지역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영구의 해파리 차단망 설치 계획이다. 수영구는 광안리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해파리 주요 유입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차단용 그물망을 처음으로 설치한다. 주요 설치 구간은 광안리 해변에서 약 100m 떨어진 수상 구역으로, 해수욕장 이용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다. 이 사업에는 55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그물망은 6월부터 9월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기장군도 올해 일광 해수욕장에 해파리 차단망을 시범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다. 해운대구는 이미 매년 여름 해수욕장 개장 기간에 맞춰 해파리 차단용 그물망을 설치해오고 있다. 반면 다대포 해수욕장은 조수 간만의 차가 커서 구조적 한계로 그물망 설치가 어렵지만, 향후 해파리 출현 상황에 따라 적합한 대응책을 검토할 예정이다.

퇴치선부터 모니터링까지...다양한 대응 체계 마련
해파리 차단망과 함께 퇴치용 선박도 본격 운영된다. 해운대 해수욕장에는 퇴치선 1척이 배치되며, 송정 해수욕장에는 최소 3척에서 최대 5척까지 투입될 예정이다. 송도 해수욕장 역시 오는 7월부터 어촌계 선박 2척을 동원해 해파리 제거에 나설 계획이다.
지자체들은 현장 대응 체계도 함께 정비하고 있다. 해파리 모니터링 요원을 배치해 해파리가 물놀이 구간으로 접근할 경우 실시간으로 확인·신고하면 민간 수상구조대나 119구조대가 수상 오토바이 등을 활용해 해파리 수거 작업에 나선다.

한국서 매년 급증하는 해파리 쏘임 사고, 왜?
해파리는 어업과 피서객들에게 해마다 더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더 일찍, 더 많이 출현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해파리가 살기에 더 좋은 환경이 조성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해파리는 수온이 높은 따뜻한 바다를 좋아하기 때문에 해수 온도가 오르면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출현 시기 역시 빨라진다. 또한 해파리의 먹이인 플랑크톤이 늘어나면서 번식도 빨라지고 있다.
이렇듯 한국 바다 수온이 오르면서 최근 3년간 광안리, 해운대, 송정 해수욕장의 해파리 쏘임 사고는 2022년 278건, 2023년 444건, 2024년 853건으로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대형 유독 해파리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보
부산시는 2010년 이후 '주의' 이상의 해파리 특보가 꾸준히 발령되어 온 만큼 올해도 긴장하고 있다. 특히 시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자주 목격되는 대형 유독 해파리인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유입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부산시 해양수도정책과 관계자는 "노무라입깃해파리는 2m에 달하는 크기에 강한 독성을 지녀 쏘이면 발열, 근육마비, 호흡곤란, 쇼크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올여름 부산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은 안전한 물놀이를 위해 해파리 주의 안내를 잘 살피고, 쏘임 사고 발생 시 즉시 구조대에 알려 신속한 응급처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