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주범 아니었어?…한국인 99%가 오해한 대반전 '봄철 나무'
2025-05-0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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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하얗게 수놓는 스노우플라워의 놀라운 비밀
도심을 하얗게 수놓는 이팝나무. 생김새만 보면 꽃가루를 엄청 날려 알레르기를 금방이라도 유발할 거 같지만, 사실 이 나무는 알레르기와는 아주 거리가 먼 식물이다.
대다수 전문가는 이팝나무 꽃가루는 사실상 알레르기와 무관하다고 단언한다. 사람들 사이에 퍼진 오해와 달리 이팝나무는 알레르기 걱정 없이 봄을 만끽할 수 있는 나무로 알려졌다.
이팝나무는 이름부터가 특이하다. 가지마다 수북이 피어나는 흰 꽃이 마치 쌀밥을 담은 듯해 붙여진 이름이다. 영어로는 '스노우플라워 트리'로 불린다. 꽃이 만개하면 나무 전체가 눈 덮인 듯 새하얗게 변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국 각지의 가로수로 쉽게 볼 수 있지만, 자연에서는 드물어 큰 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한다.
이팝나무는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최대 20m까지 자란다. 잎은 타원형이며, 4장의 가는 흰 꽃잎이 부드럽게 퍼진다. 가을에는 검푸른 열매를 맺고, 꽃말은 '영원한 사랑'이다. 이러한 생김새와 특징 덕에 결혼식이나 명절 장식용으로도 자주 쓰인다.

알레르기와 관련해 이팝나무는 억울한 오명을 뒤집어썼다. 꽃이 피는 시기에 재채기와 코막힘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면서 이팝나무 꽃가루가 원인이라는 오해가 퍼졌다. 그러나 이팝나무 꽃가루는 공기 중으로 잘 날리지 않는 구조를 가졌다. 실제 알레르기 원인은 같은 시기 날리는 소나무의 송화가루, 사시나무 씨앗의 솜털, 참나무와 자작나무의 꽃가루 등이다.
지역 병원과 전문가들 역시 이팝나무는 알레르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설명한다. 하얗게 날리는 것은 대부분 다른 나무의 꽃가루나 씨앗이다. 이팝나무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는 속설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이팝나무는 생태적 가치도 높다. 대기오염 정화 능력이 뛰어나고 꿀벌 등 곤충들의 훌륭한 먹이가 된다. 과거에는 마을의 수호신이나 풍년을 점치는 기상목으로 여겨졌으며, 사람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돼 왔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을 수 있고, 열매는 약재로도 쓰인다. 항염과 항산화 효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팝나무는 주로 봄철에 꽃을 피운다. 개화 시기는 4월 말부터 6월 초까지로, 특히 5월에 절정을 이룬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4월 하순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도시 곳곳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봄철 나무인 셈이다.
결국 이팝나무는 오해와 달리 꽃가루 알레르기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나무다. 초여름을 알리는 하얀 꽃 아래에서 오롯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해도 좋다. 잘못된 인식 대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팝나무가 주는 계절의 정취를 온전히 누릴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