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퇴근 후에 홀짝홀짝 마시는 맥주, 그런 날 쌓이면 내 몸은?

2025-05-2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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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숨겨진 맥주의 그림자
일상 음주, 우리 몸에 찾아오는 경고

퇴근 후 매일 한 캔의 맥주, 건강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캔은 많은 이들에게 하루의 피로를 푸는 작은 위로다. 일상의 긴장감을 완화하고 잠시나마 여유를 찾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습관이 반복되다 보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하루에 맥주 한 캔, 즉 약 355ml 정도의 음주는 일반적으로 가벼운 음주로 간주된다. 그러나 ‘매일’이라는 반복성과 함께 작용할 때는 단순히 소소한 습관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여러 생리적 변화가 신체에서 일어나게 된다.

생맥주 / Leon Martinez-shutterstock.com
생맥주 / Leon Martinez-shutterstock.com

우선, 알코올은 간에서 분해된다. 맥주 한 캔에는 평균적으로 약 14g의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성인 기준 하루 적정 음주량(남성 2잔, 여성 1잔)을 크게 초과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매일 알코올이 간으로 들어오면, 간은 이를 처리하기 위해 지속적인 작업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간세포가 손상되고, 장기적으로는 지방간, 간염, 심하면 간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습관이 간 기능 저하를 가속화할 수 있다.

또한 알코올은 체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많은 이들이 ‘맥주 한 잔 마시면 잠이 잘 온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깊은 수면에 들어가는 데 방해가 된다. 알코올은 렘(REM) 수면을 억제하고, 자주 깨거나 얕은 수면 단계에 머물게 만든다. 장기적으로는 수면의 질 저하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고 면역력도 떨어지게 된다. 수면 중 뇌의 청소 역할을 하는 글림프 시스템의 활동도 방해받기 때문에, 뇌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심혈관 건강 측면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소량의 음주는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지만, 이는 비정기적이고 소량일 때의 이야기다. 매일 맥주 한 캔은 서서히 혈압을 높일 수 있고,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증가시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체질량지수가 높거나, 고혈압·고지혈증 등의 병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습관은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맥주와 치킨 / siamionau pavel-shutterstock.com
맥주와 치킨 / siamionau pavel-shutterstock.com

맥주에는 알코올 외에도 당분과 칼로리가 포함되어 있다. 일반적인 맥주 한 캔에는 약 150~200kcal가 들어 있으며, 이는 별도의 간식 없이 마신다고 해도 저녁 식사 이후 추가 열량 섭취가 된다. 매일 한 캔씩 마실 경우, 한 달이면 4500~6000kcal가 추가된다. 이는 약 0.6~0.8kg의 체중 증가와 맞먹는 수준이다. 특별히 운동이나 식이 조절 없이 맥주를 꾸준히 섭취한다면, 복부 비만과 체중 증가가 서서히 진행될 수 있다.

이 외에도 알코올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일시적인 기분 상승 효과를 주지만, 반복적인 자극은 뇌의 보상 회로를 무디게 만든다. 이로 인해 더 많은 양의 알코올을 필요로 하게 되거나, 음주 없이 일상의 스트레스를 견디기 어려워지는 ‘심리적 의존’ 단계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이는 음주량이 점차 늘어나거나 주말 폭음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그러나 모든 음주가 건강에 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하루 한 캔 정도의 가벼운 음주는 사회적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기분을 개선하며, 식욕을 촉진하는 등 긍정적 측면도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빈도’와 ‘맥락’이다. 매일 반복되는 음주는 그 자체로 습관화되기 쉬우며, 신체가 이를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게 될 때 조절 능력이 약화된다.

전문가들은 매일이 아닌, 일주일에 2~3회 정도로 음주 빈도를 줄이고, 아예 안 마시는 날도 중간에 꼭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맥주를 마실 때는 물도 함께 충분히 마시고, 공복 음주를 피하며, 고염분 안주 대신 건강한 식품과 함께 섭취하는 게 좋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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