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기생충 달고도 500년이나 산다…하지만 멸종위기라는 '이 동물'
2025-05-2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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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상어의 장수의 비밀은 무엇일까?
그린란드 상어는 척추동물 중 가장 오래 사는 동물이다. 최장 500년 이상 사는 것으로 추정되며 주로 물고기와 물범 등을 잡아먹는다.

북극해에 서식하며 연간 몸길이가 0.5~1cm 정도밖에 자라지 않지만 최대 7m까지 자란다. 무게는 최대 1400kg까지 나가며 길이가 4m쯤 됐을 때 성체로 본다. 그때의 나이는 약 156세로 추정된다.
그린란드 상어는 어류의 나이를 측정할 때 주로 사용하는 머릿속 이석이 없고 축적된 석회질도 갖고 있지 않아 나이를 추정하기 어렵다. 이에 눈 수정체 안에 겹겹이 쌓인 단백질층에 대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을 통해 이 상어의 수명이 400년에 이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린란드 상어는 상어 하면 떠오르는 날카로운 외형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시력은 거의 앞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떨어지며 거칠거칠한 피부 표면에는 기생충이 매달려있다. 주둥이는 둥글고 헤엄치는 속도는 느린 편이다. 그린란드 상어는 외형이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장수를 하는 특이한 동물이다.

▣ 어떻게 장수할 수 있는가?
시게하루 키노시타 일본 도쿄대 교수는 최근 "그린란드 상어의 DNA를 분석한 결과, 노화 속도를 낮추고 장수를 가능하게 하는 유전자가 많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올해 2월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공개됐다.
연구팀은 그린란드 상어의 장수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유전자를 조사 분석했다. 그 결과 ‘NF-κB’ 신호 전달 경로를 활성화하는 TNF, TLR, LRRFIP 등의 유전자 수가 다른 상어보다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NF-κB 신호 전달 경로는 면역 반응과 염증 조절, 세포 생존·증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이 신호 전달 경로가 활성화되면 세포의 면역 반응을 강화하고, 염증을 조절하며, DNA를 복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노시타 교수는 “면역 반응, 염증, 세포 증식은 노화와 수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NF-κB 신호 전달에 관련된 유전자의 증가는 그린란드 상어의 장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신진대사' 또한 그린란드 상어의 장수 비결 중 하나다. 지난해 7월 영국 맨체스터대 박사과정 이완 캠플리슨과 그의 연구팀은 그린란드 상어의 근육 조직을 채취해 신진대사를 분석한 결과, 연령에 따른 대사 활동의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 대사가 감소해 근육이 약해지고 위산 분비가 줄어 소화력이 떨어지지만 그린란드 상어는 나이가 들어도 신진대사가 감소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없이 장수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 그린란드 상어, 멸종위기인가?
2019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그린란드 상어를 멸종 위험이 높은 상태임을 의미하는 '취약(Vulnerable, VU)' 종으로 분류했다.
극도로 느린 성장 속도와 번식률 등으로 인해 어획 압력에 매우 취약하고 회복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다. 암컷 그린란드 상어는 150살이 돼야 짝짓기할 정도로 성적 성숙이 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