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리메이크됐는데 반응 대폭발…7년전 시청률 1위 휩쓴 '한국 드라마'
2025-05-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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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서 리메이크됐는데 반응 대폭발
2018년 6월 한국에서 방송되며 시청률과 화제성 1위를 동시에 휩쓴 드라마가 태국에서 리메이크돼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그 드라마의 정체는 바로 '김비서가 왜 그럴까'다.
지난 22일 CJ ENM에 따르면 '김비서가 왜 그럴까' 태국 리메이크작 'บอสมั่นหน้า กับ เลขาตัวตึง'(Dear My Secretary)으로, 이 작품은 올해 1월 24일 첫 공개 이후 현지 OTT 플랫폼 TrueID에서 금·토요일 프라임타임에 독점 편성돼 방영됐다.
이 드라마는 공개 이틀 만에 TrueID의 '가장 많이 본 TV 시리즈 톱 10'에서 1위에 올랐고, 이후 최종회까지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달 기준 누적 시청자 수 2900만 명을 기록했다. 틱톡 등 SNS에서는 관련 클립 총 조회 수가 6억 건을 넘었고, 약 6만 명의 신규 사용자를 플랫폼으로 유입시키며 콘텐츠 파급력을 입증했다.
현지 반응도 뜨겁다. 주연을 맡은 제스 제삿피팟과 부아 날린팁은 태국 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들로, 이들의 출연은 기존 팬층의 기대감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드라마 하이라이트 영상과 배우 인터뷰, 제작 비하인드 영상은 유튜브와 SNS에서 빠르게 확산됐고, 태국 주요 연예 매체들도 집중 보도에 나섰다. 원작과의 비교, 로컬라이징된 요소, 배우 간의 케미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오피스 로맨스라는 익숙한 장르에 태국 특유의 유머와 감성이 더해지며, 기존 팬은 물론 새로운 시청자층까지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워라밸, 자기계발, 직장 내 인간관계 등 현대인의 고민을 유쾌하게 풀어낸 점도 현지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얻었다. 원작의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문화적 감성을 더한 현지화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성공은 한국 드라마의 해외 리메이크 흐름 속에서 또 하나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 K-드라마는 아시아를 넘어 미주, 유럽, 중동 등 다양한 국가에서 리메이크되고 있으며, 대부분 현지화 전략과 탄탄한 원작 구성을 바탕으로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오 나의 귀신님'의 태국판, '연애의 발견'의 베트남판 등이 있다. 두 작품은 각각 현지 정서에 맞춘 각색과 배우 캐스팅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으며, 특히 베트남판은 시상식에서 연기상과 작품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한국 제작사가 직접 공동제작 방식으로 리메이크 작업에 참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 '빈센조'는 미국 제작사와 협업해 리메이크가 추진 중이며, 이는 단순 판권 판매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 전략의 일부로 작용하고 있다.
터키에서도 한국 드라마의 리메이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닥터 차정숙'을 리메이크한 드라마 'Bahar'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고, 터키 내에서는 이미 40편이 넘는 한국 드라마가 리메이크돼 방송됐다. 이처럼 리메이크 작품들은 원작의 정서와 스토리라인을 유지하면서도 각국의 문화와 시청자 감성에 맞춰 조율돼 높은 완성도와 몰입도를 자랑하고 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태국 리메이크 성공은 단지 하나의 드라마 성과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 드라마가 지닌 고유한 서사와 감성, 이를 효과적으로 재해석해내는 글로벌 협업의 힘 등이 결합돼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는 향후 한국 콘텐츠 산업의 해외 확장 가능성을 더욱 넓혀주는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