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왔지...울릉도 도로 한복판서 쓰러진 채 발견된 '멸종위기 동물'

2025-05-2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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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야생생물 위협 등급 보호종
서식지는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으로 지정

사람 발길이 드문 섬 해안가에서 서식하는 멸종위기 동물이 울릉도 도심 도로 한복판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서식지 이탈과 함께 건강 이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보호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울릉도 도로.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Ryosuke Yagi-Shutterstock.com
울릉도 도로.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Ryosuke Yagi-Shutterstock.com

지난 26일 울릉군에 따르면, 울릉문화유산지킴이 일행은 지난 23일 오후 7시쯤, 울릉도 도심 도로에서 기력을 잃고 쓰러져 있는 슴새 한 마리를 발견해 울릉군청에 인계했다고 경북매일은 보도했다. 구조된 슴새는 현재 회복 조치를 받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슴새(영문명: Streaked Shearwater)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위협 등급(위급·위기·취약)에 해당하는 보호종이다. 서식지가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정도 귀하다. 멸종위기등급의 종류는 절멸, 야생절멸, 위협(위급·위기·취약), 준 위협, 최소 관심으로 나눈다. 따라서 슴새는 멸종위기 동물이다.

슴새는 슴샛과에 속하는 해양성 조류로, 평균 몸길이는 약 48cm이다. 흰색 바탕의 머리에 검은 줄무늬가 선명하며, 이마와 정수리는 흑갈색, 등은 진한 회색 깃털로 덮여 있다. 부리는 길고 뾰족한 회색으로 끝이 갈고리처럼 구부러져 있으며, 코는 관 모양의 원통형으로 길게 튀어나온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 새의 이름은 ‘섬새’에서 유래됐다. 인간의 접근이 어려운 섬 지역에 집단 번식하며, 일반적인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종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슴새는 울릉도 부속도서 중 하나인 관음도에서 과거 번식했고, 이곳은 ‘깍새섬’, ‘깍개섬’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울릉도 내 슴새 개체 수는 현저히 줄어든 상황이다.

슴새. / Agami Photo Agency-Shutterstock.com
슴새. / Agami Photo Agency-Shutterstock.com

슴새는 일반적으로 해안의 땅속 구멍이나 바위틈에 터널형 둥지를 파고 번식한다. 2~3월에 우리나라로 도래해 6~7월에 단 하나의 흰색 알을 낳고 새끼를 부화시킨다. 번식 주기는 연 1회이며, 실패 시 개체 수 회복이 어려워 보전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포란 기간은 약 50일, 육추 기간은 70~90일에 이르며, 긴 육아 기간을 거친 후 새끼는 둥지를 떠난다. 태어난 직후 새끼는 회색 솜털로 덮여 있으며, 어미가 바다에서 잡아온 먹이를 통해 성장한다. 먹이 활동은 주로 동이 트기 전 오전 2~4시 사이에 이뤄지며, 어미는 해가 지면 다시 둥지로 돌아와 모이주머니에 저장한 먹이를 새끼에게 공급한다.

이들의 주요 먹이는 멸치, 낙지, 복족류, 두족류, 해조류 등 소형 해양생물로, 실제로 멸치떼가 몰리는 바다에서 슴새가 종종 관찰된다.

유튜브, EBSDocumentary (EBS 다큐)

국내에서는 동·서·남해의 15개 도서 지역에서 슴새의 번식이 확인되었으며, 그중 제주 사수도는 최대 집단 번식지로 매년 약 16,000쌍이 번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일본 홋카이도 북부에서부터 중국, 한국, 말레이시아, 호주까지 태평양 서부 전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여름철엔 우리나라 등 북서태평양 지역에서 번식하고, 겨울철에는 필리핀 이남 남서태평양 지역으로 남하해 월동한다.

이번에 울릉도 도심에서 발견된 슴새는 통상적인 해안 생태 영역에서 벗어난 곳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심 도로 한복판에 쓰러진 상태로 발견된 정황은 기후 이상, 서식지 혼란, 혹은 인간 활동에 따른 방향 착오 가능성 등을 시사하며, 전문가들은 정밀 진단과 관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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