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성공... 전 세계 '무정자증' 부부에게 기적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2025-07-0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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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 도움으로 18년 만에 임신에 성공한 부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전 세계 난임 부부들에게 기적과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20년 가까이 끊임없이 임신을 시도했지만 실패를 거듭한 미국의 한 부부가 인공지능 기술의 도움으로 마침내 첫 아이를 가졌다.

3일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 부부는 18년간의 임신 시도 끝에 올해 체외수정(IVF)으로 아이를 갖는 데 성공해 오는 12월 출산할 예정이다.

컬럼비아대학 난임센터의 의료진은 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방법으로 이 부부가 임신할 수 있도록 도왔다.

부부의 불임 원인은 남성의 무정자증이었다. 남성 인자는 전체 불임 사례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에서도 무정자증은 가장 심각한 형태의 남성 불임이다. 일반적인 정액 샘플에 수억 개의 정자가 포함된 것과 달리 무정자증 환자들의 경우 전문가가 현미경으로 몇 시간 동안 관찰해도 정자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정자 수가 극히 적다.

이 부부는 18년간 15차례의 체외수정 시술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한 초기 검사에서는 배아학자들이 이틀 동안 샘플을 찾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마지막 희망을 품고 찾아간 컬럼비아대학 난임센터에서 상황이 달라졌다.

컬럼비아대학 난임센터는 천체물리학자들이 새로운 은하를 찾는 데 사용하는 기술에서 영감을 받아 AI와 고급 이미징을 활용해 불임 남성으로부터 희귀한 정자 세포를 회수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STAR(Sperm Track and Recovery) 시스템은 센터장인 제브 윌리엄스 박사가 주도해 개발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윌리엄스 박사에 따르면, STAR 방법은 고출력 이미징을 사용해 전체 정액 샘플을 스캔하고 1시간 이내에 800만 개 이상의 이미지를 촬영한 후 AI가 빠르고 정확하게 정자 세포를 식별하는 방식으로 생존 가능한 정자를 검출하는 장애물을 극복했다. STAR 시스템은 1시간 이내에 44개의 정자를 찾아냈다.

시스템이 작동하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정액 샘플을 특수 설계된 칩에 올려놓은 후 고속 카메라와 고출력 이미징 기술로 샘플을 스캔한다. AI는 정자 세포로 인식하도록 학습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수백만 개의 이미지를 분석해 정자를 찾아낸다. 이 과정에서 정자 세포를 아주 작은 방울 단위로 분리해 기존 방법으로는 식별할 수 없었던 세포를 찾아내 수집할 수 있게 한다.

이 부부는 일반적인 IVF 주기 동안 STAR 시스템을 사용했고, 지난 3월 마침내 성공적인 수정이 이뤄졌다.

부부의 성공 사례는 무정자증으로 고통을 받는 부부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무정자증은 정자 수가 극히 적거나 전혀 없는 상태로, 남성 불임의 가장 심각한 형태 중 하나다.

AI 기술의 정확도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 모델은 정자 이미징을 불과 몇 초 만에 93% 이상의 정확도로 분석할 수 있다. 딥러닝 기반 U-Net 아키텍처(의료 영상에서 종양이나 장기 같은 특정 부분을 픽셀 단위로 정확하게 분리해내도록 특화된 인공지능 신경망)는 91%의 정밀도와 93.3%의 F1 점수(인공지능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는 지표)를 달성해 희귀 정자를 식별하는 데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기술의 경제적 측면도 고려할 만하다. 환자의 정자를 찾고 분리해 동결하는 데 드는 비용이 3000달러 미만으로 알려져 기존의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절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편이다.

이 개념 증명 연구는 인공지능 이미지 분석 도구가 고환 조직 샘플에서 정자 탐색 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줬으며, 이는 배아학자들의 신체적 부담과 피로를 줄이고 정자를 찾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호주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네오제닉스 바이오사이언스(NeoGenix Biosciences)에서 개발한 AI 알고리즘은 AI 기반 이미지 분석을 사용해 비폐쇄성 무정자증(NOA)으로 진단받은 남성들에게서 더 높은 정확도로 정자를 찾는 시간을 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 STAR 시스템은 컬럼비아대학 난임센터에서만 사용 가능하지만, 개발팀은 이 연구 개발 성과를 공개해 다른 난임센터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상황에 처한 수많은 부부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 전문가는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생식 의학에 AI 적용을 서두르는 것이 환자들에게 잘못된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웨일 코넬 의대의 난임 시술 전문가들은 이런 접근 방식이 더 검증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일부 남성은 근본적으로 정자가 없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성공 사례는 AI 기술이 의학 분야에서 가져올 수 있는 혁신적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난임은 6쌍 중 1쌍의 부부에게 영향을 미치며, 원하는 출산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부부들이 반복적이고 집중적인 보조생식술 주기를 거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AI 기술은 희망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의료진들은 이 기술이 인간의 전문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증폭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AI가 수백만 개의 이미지를 빠르게 분석해 인간의 눈으로는 찾기 어려운 정자를 찾아내는 동안 의료진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더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성공 사례는 전 세계 난임 부부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다. 특히 기존의 방법으로는 해결책을 찾지 못했던 심각한 남성 불임 사례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 이 기술이 더 많은 의료기관에서 도입될 수 있다면, 오랜 기간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해온 수많은 부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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