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시간을 품은 돌기둥, 담양 객사리 석당간
2025-07-07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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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 숨결을 간직한 보물 제505호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넓은 들판 한가운데 우뚝 선 담양 객사리 석당간(보물 제505호)은 천 년을 견디며 지역의 역사와 정신을 지켜온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고려시대에 처음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석당간은, 본래 불교 사찰에서 법회와 의식을 알리는 깃발을 걸기 위해 세운 기둥이다.
가늘고 긴 팔각형의 돌기둥 세 개가 연꽃 문양의 받침 위에 연결되고, 쇠띠로 단단히 고정되어 있으며, 꼭대기에는 이중 보륜과 풍경, 뾰족한 철침까지 갖춘 정교한 구조를 자랑한다. 풍경이 바람에 울리는 소리, 그 곁의 오래된 오층석탑과 더불어 이곳에 번성했던 옛 절의 존재를 말해준다.
◆지역 정체성과 풍수 이야기 담은 상징물
담양 일대가 배처럼 생겼다는 설에서 비롯된 “배의 돛대” 설화, 그리고 ‘종대’ 혹은 ‘짐대’라 불리며 마을의 안녕을 기원해온 석당간은 단순히 유물을 넘어선 지역 상징이기도 하다. 조선 헌종 5년(1839년) 중건되며 여러 차례 보수·재해를 겪었으나, 여전히 당시의 양식과 기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지금을 살아가는 담양 사람들과 방문객에게 객사리 석당간은 고려의 숨결과 함께, 담양의 오랜 정신과 풍경을 전해주는 소중한 문화재이다.
담양군은 앞으로도 이 귀중한 유산의 체계적 보존과 활용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