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약국에선 7만원대, 여기선 반값 가까이…약국계 다이소 등장
2025-07-08 11:09
add remove print link
의약품 2500가지 최대 30% 저렴
지난 6월 10일, 경기도에서 문을 연 창고형 약국이 영업 한 달을 맞았다. 소비자는 약이 싸고 쇼핑처럼 고를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그러나 약사회와 개국 약사들은 약물 오남용과 지역 약국 생존권을 이유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겨레의 취재에 따르면, 제약업계는 이 같은 형태의 약국이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메가팩토리’는 대표적인 창고형 약국으로, 약 130평 규모의 매장에 일반의약품 2500여 종을 갖추고 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약국 외부에는 약 박스 수십 개가 쌓여 있었고, 트럭이 수시로 드나들며 약을 하차하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었다.
매장 내부는 다이소처럼 코너별로 약품을 분류해 진열하고 있으며, 자양강장제나 소화제 등 일부 품목은 박스 단위로 쌓여 있다. 손님들은 카트를 끌고 필요한 약을 스스로 고르며, 약 가격을 계산기나 스마트폰으로 비교하기도 한다. 한겨레의 현장 취재에 따르면, 메가팩토리에서 판매되는 일반의약품은 동네 약국 대비 10~30% 저렴한 경우가 많았다.
현장에서 근무 중인 약사들은 매장 내부를 돌아다니며 고객 질문에 응대하거나 약을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계산대에도 약사가 직접 배치돼 복약지도와 결제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고객이 복용 목적을 말하면, 약사는 성분과 용도에 따라 적절한 제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창고형 약국에 대한 약사들의 반발도 거세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성남에서 17년째 약국을 운영 중인 한 약사는 “동네 약국 죽이기”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가격 경쟁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그는 창고형 약국의 판매 가격이 일반 약국의 납품가보다 더 낮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 역시 지난 6월 24일 입장문을 통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한겨레에 따르면, 약사회는 “복약지도, 안전관리, 환자 맞춤 상담 등 약사의 본질적 역할이 훼손된다”고 지적했으며, “가격 경쟁 중심의 약국 구조는 의약품 오남용을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실제 소비자도 오남용 우려를 인정하는 목소리를 냈다. 한 소비자는 “이곳에 오면 살 생각이 없던 약까지 담게 된다. 아무도 제지하지 않으니 오남용이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제약업계의 시선은 조금 다르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창고형 약국이 대량 구매로 공급가를 낮춰 소비자 가격을 낮추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문의약품 위주로 운영되는 병원 인근 약국은 큰 타격이 없겠지만, 일반 동네 약국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약국 유통 구조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봤다.
일부 약사들은 창고형 약국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약사 정 아무개 씨는 “복약지도는 동네 약국에서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제도적 보완을 촉구했다. 그는 일반의약품 구매 시 소비자의 약 구매 이력을 남기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약국이 자체 건강기능식품 판매로 수익을 보전하는 방식에 대해 “일부 제품은 품질이 떨어진다”며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