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에 무슨 일이?...돌고래 ‘행운이’ 지금 상태 심상치 않다
2025-07-0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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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이후 네 차례 폐그물 걸려
제주 바다를 오가던 남방큰돌고래 ‘행운이’가 또다시 폐그물에 걸린 채 발견됐다. 몸 곳곳에 낚싯줄이 감긴 채 떠다니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생존 여부가 우려되고 있다.

제주도는 남방큰돌고래 ‘행운이’ 구조와 보호를 위한 전문가 전담팀 회의를 열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최근 제주시 구좌읍 해상에서 폐어구가 얽힌 채 발견된 행운이를 면밀히 분석하고 구조와 치료, 보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운이’는 약 2m 크기의 중형 돌고래로, 태어난 지 6~7년 정도 된 비성체로 추정되는 남방큰돌고래다. 제주 동부와 서부 해역을 넘나들며 광범위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2024년 이후로만 네 차례나 폐그물에 걸린 채 발견되는 등 반복적으로 위험에 노출돼 왔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해 구조된 또 다른 남방큰돌고래 ‘종달이’ 사례가 주요 참고 자료로 다뤄졌다. 종달이는 처음 발견됐을 당시, 낚싯줄과 폐그물에 온몸이 감겨 고통받고 있었다. 당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가는 그물이 살을 파고들어 꼬리가 절단될 수도 있는 상태였다.

지난해 해양환경단체가 종달이 몸에 감긴 낚싯줄 일부를 제거했지만 이후 서귀포 앞바다에서 다시 포착됐을 당시에는 몸이 휘어진 채 제자리에서 맴도는 모습이었다. 낚시꾼이 버린 넙치 미끼와 찌가 달린 낚싯줄이 또다시 몸에 얽혀 있었다.
이후 구조팀이 긴급 대응에 나섰으나 종달이는 한 달 넘게 발견되지 않고 있다. 관계자들은 “제주 연안에서 장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점으로 미뤄 폐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종달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선박 접근, 특수 장비 활용 포획, 치료 후 방류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논의됐다. 해양경찰청의 협조 체계 마련과 민간 구조 전문가의 참여도 함께 검토됐다.
제주도는 관계기관과 협의해 구조부터 치료, 방류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해양 폐기물 수거 계획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남방큰돌고래는 해양보호생물로 제주 해양생태계 보전의 핵심 종”이라며 “제주도는 ‘행운이’가 다시 건강하게 제주 바다를 누빌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적·기술적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