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00마리가 떼로 와르르…낙동강 하구에 대량으로 풀린 '이 생명체' 정체
2025-07-1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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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기수역 생물 부활, 생태계 연결고리를 되살리다
낙동강 하구에 대규모 생물 방류가 이뤄져 관심을 모았다.

환경부는 지난 11일 부산 강서구 낙동강 하구에서 청년 인턴과 지역 대학생 20여 명과 함께 동남참게 10만 마리를 방류했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 생태계 복원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방류는 하구 생물다양성 회복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남참게는 과거 낙동강 하구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토종 기수역 생물이다. 이번에 방류된 개체는 부산시 수산자원연구소가 자연산 어미로부터 확보한 알을 부화시켜, 50일 이상 키워낸 건강한 유생들이다. 환경부는 자연적인 회귀 과정을 최대한 반영해 방류 시기와 장소를 조율했다고 밝혔다.
🦀 양산천에도 32만 마리 방류…수생태계 복원 박차
경남 양산시 역시 지난 8일, 양산천에 동남참게 32만 마리를 방류했다. 기후 변화와 서식지 훼손으로 감소하고 있는 토종 어종의 개체 수를 늘리고 내수면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방류에는 양산시농업기술센터와 지역 어민들이 함께 참여했다.
양산시가 방류한 개체들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의 전염병 검사를 마친 우수 종자로, 갑폭장 0.7cm 이상의 건강한 유생만 선별됐다. 방류 방식에서도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세심한 조정이 이뤄졌다.

🦀 민물과 바다를 오가는 동남참게…생태계의 연결고리
동남참게는 봄과 여름에는 하천에서 자라다가 가을이 되면 바다로 내려가 산란하고, 부화한 유생은 다시 하천으로 올라오는 독특한 생활사를 지닌 생물이다. 이러한 회귀성 생태는 기수역 생물계의 순환 구조를 가능케 하며, 생태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이 게는 주로 낙동강, 양산천, 경북 동해안 등 동남권 기수역과 하천에서 서식하며, 갑각 폭은 5~6cm 정도로 집게다리에 털이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참게와 유사하지만 학명과 분포 지역, 미세한 형태에서 차이를 보인다.
🦀 생물 다양성과 어민 소득을 동시에 회복하는 ‘귀한 손님’
동남참게는 생태적 가치 외에도 지역 어민에게는 중요한 소득원으로 작용해 왔다. 가을철 특산물로 인기가 높으며, 다양한 어류와 수생 생물들의 먹이원이 되는 등 생물다양성 유지에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남획, 수질 오염, 댐 건설 등으로 개체 수가 줄어들면서 복원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환경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방류와 복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 어민 경제와 생태계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 참게와의 차이점…유사하지만 엄연히 다른 종

동남참게와 참게는 종종 혼동되지만 학문적으로는 구별되는 생물이다. 동남참게는 남해·동해 하천과 기수역에 주로 서식하며, 참게는 황해 연안과 서해 유역 하천에 분포한다. 외형상으로도 동남참게는 갑각 폭이 5~6cm인 반면, 참게는 6~7cm로 다소 크다. 생태와 생활사 면에서는 유사하나, 유전적 특성과 지역 서식 생태가 다르기 때문에 복원 작업 시 철저한 종 구분이 필요하다.
🦀 게 방류가 끝이 아닌 시작…지속 가능한 복원 전략 필요
조희송 환경부 물환경정책관은 “동남참게뿐 아니라 낙동강 하구에서 서식하던 다양한 기수 생물들을 복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방류 이후에도 번식 성공률과 서식지 적응 등을 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생태계 내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이번 방류 사업은 단순한 생물 이식을 넘어, 지역 생태계 복원과 시민 참여, 수산 자원 회복이라는 다층적 의미를 담고 있다. 작은 생명체 42만 마리의 귀환은 단지 숫자가 아니라, 사라졌던 자연이 되살아나는 신호탄이다. 낙동강 하구와 양산천이 다시금 생명력 넘치는 생태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