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주들 환호할 소식…사납다고 오랫동안 미움 받다 최근 명예 회복한 '천연기념물'

2025-07-1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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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심 강하지만 사납고 공격적인 개로 알려진 토종견

주인 외 다른 사람들에게 사납다는 오해를 받아 오랜 시간 누명을 쓴 한국의 토종견 진돗개가 드디어 명예 회복을 했다.

전남 진도군 진돗개테마파크에서 진돗개가 장애물 훈련을 받고 있다.  / 뉴스1
전남 진도군 진돗개테마파크에서 진돗개가 장애물 훈련을 받고 있다. / 뉴스1

전남 진도군은 최근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진돗개 경찰견 활용연구 중간 보고회'에서 진돗개가 훈련을 통해 특수목적견으로 충분히 활동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보고회는 생후 9개월 된 진돗개 2마리(임회, 상만)를 약 8개월간 훈련한 성과를 중간 점검하는 자리였다.

그간 진돗개는 충성심이 강한 대신 다른 사람들과 관계 형성이 어렵다는 오해를 받아 왔지만 이번 점검 결과 기존의 편견과 달리 충분한 훈련을 통해 특수목적견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현장에는 수의학 박사와 구조견 훈련관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훈련받은 진돗개 2마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며 이번 보고회를 통해 의미 있는 시사점이 도출됐다고 군은 전했다.

진돗개 경찰견 활용연구 세미나 / 진도군 제공
진돗개 경찰견 활용연구 세미나 / 진도군 제공

군 관계자는 "진돗개가 일반적인 반려견을 넘어 국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수목적견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라며 "앞으로도 구조, 탐지, 수색 등 다양한 특수목적 분야에서 진돗개가 활용될 수 있도록 협력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진돗개는 그간 세간의 많은 편견에 둘러싸여 살아온 천연기념물 제53호이자 한국의 토종견이다. 충성심이 강하고 주인에 대한 애정이 깊은 개로 알려졌지만 오랫동안 사납고 공격적인 개라는 이미지로 인식돼 왔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기르기 부담스러운 견종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이런 오해는 진돗개의 본질적인 성격보다는 제한된 정보와 단편적인 사례가 반복적으로 부각된 데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진돗개는 본래 주인을 한 번 정하면 죽을 때까지 그 사람만을 따르기로 유명하다. 이는 낯선 이에게 경계심을 드러내는 행동으로 표현되기도 해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는 맹목적인 공격성과는 전혀 다르다.

진돗개가 사납다는 인식은 그들의 강한 경계심과 보호 본능에서 비롯됐다. 본디 사냥개였던 진돗개는 예민한 감각과 높은 집중력을 지녔으며 외부 위협에 대해 즉각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특징은 주인과 깊은 유대 속에서는 충직함과 경계심으로 작용하지만 낯선 환경에서는 긴장된 태도로 표출된다. 문제는 이런 반응이 공격성으로 해석되기 쉽다는 점이다. 특히 진돗개가 가족 이외 사람이나 동물에게 거리감을 두는 모습은 일부 사람들에게 사납다고 비쳤고 이런 사례들이 반복적으로 보도되면서 왜곡된 인상이 굳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타고난 습성이라기보다 환경과 사회화 부족에서 기인한 경우가 많다.

전남 진도군 진돗개테마파크에서 진돗개가 꼬리를 세운 채 걷고 있다. / 뉴스1
전남 진도군 진돗개테마파크에서 진돗개가 꼬리를 세운 채 걷고 있다. / 뉴스1

진돗개는 독립성이 강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립을 좋아하는 개는 아니다. 주인과 교감을 중시하고 자신이 속한 영역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강하다. 또 무조건적인 복종보다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관계 형성을 원한다. 이에 따라 훈련이 어렵다는 인식도 있으나 이는 일률적인 훈련 방식이 진돗개의 특성과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개별 개체의 성향에 맞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며 신뢰를 쌓아가면서 일관된 태도로 훈련을 진행하면 진돗개는 누구보다 충직하고 안정된 반려견이 될 수 있다.

진돗개를 기를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회화와 주인과 강한 유대다.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사람과 환경을 접하게 해 낯선 것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주고 주인이 중심이 되는 신뢰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진돗개는 한 사람에게 충성을 다하는 특성상 여러 사람의 손에 자주 넘어가면 불안정한 성격이 형성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진돗개는 입양 후 파양되거나 재분양되는 사례가 많다. 이에 따라 처음부터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함께할 수 있는 주인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오히려 진돗개를 단순한 보호견이나 경비견으로 인식하고 길들이려 하면 문제 행동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전남 진도군 세방낙조에서 진돗개가 힘찬 도약을 하며 훈련을 하고 있다. / 뉴스1
전남 진도군 세방낙조에서 진돗개가 힘찬 도약을 하며 훈련을 하고 있다. / 뉴스1

진돗개는 선천적으로 공격성이 있는 견종이 아니다. 오히려 강한 충성심과 자기 영역에 대한 인식, 보호 본능이 혼합돼 있어 환경에 따라 매우 안정적인 반려견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격은 올바른 지식과 양육 방식이 동반되지 않으면 오해를 낳게 된다. 진돗개를 잘 이해하고 그 특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키울 때 비로소 그 진가가 드러난다. 진돗개는 한국의 자연과 함께 성장해 온 토종견으로서 단순한 반려견을 넘어 문화적 자산의 의미도 지닌다. 그들의 올곧은 눈빛과 단단한 체구는 시대를 거슬러 살아남은 한국의 정신을 상징하기도 한다. 진돗개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그 특성을 존중하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 잡는다면 이 토종견은 앞으로도 오랜 세월 한국인의 곁을 지키는 존재로 남게 될 것이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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