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마리 한꺼번에 발견…경주에 나타나 난리 난 '30cm' 멸종위기 동물
2025-07-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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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복판 공원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경북 경주시 황성공원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솔부엉이 성조와 유조(어린 새끼)가 함께 목격돼 화제가 되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18일 황성공원 내 고목나무에서 천연기념물 솔부엉이가 유조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도심 한복판에서 멸종위기종의 번식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희귀한 장면으로 이목을 모았다.
솔부엉이는 여름철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철새로, 올빼미과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주 관찰되는 종이다. 주왕산국립공원의 깃대종으로 지정되어 특별 보호받고 있다.
이번 발견은 솔부엉이의 번식 시기와 맞물려 더욱 의미가 크다. 솔부엉이는 5월부터 7월까지 번식기를 맞으며, 한 번에 3~5개의 흰색 둥근 알을 낳는다. 암컷이 25일간 알을 품고, 부화 후 28일 동안 새끼를 기른다.

몸길이 약 30cm 정도의 솔부엉이는 머리에 귀 모양의 깃털이 없고 암수 구별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겨울깃의 머리와 등, 어깨는 올리브색을 띤 진한 초콜릿 갈색이며, 어깨 바깥쪽에 큰 흰색 얼룩무늬가 선명하다.
야행성인 솔부엉이는 낮에는 울창한 나뭇가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밤에는 나방 등 곤충을 비롯해 박쥐나 작은 새도 사냥한다. 가로등 주변에 모여든 곤충을 잡기 위해 날아오기도 한다.

평지부터 해발 1000m 산지까지 침엽수림과 낙엽수림, 심지어 도시공원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한다. 주로 오래된 나무 구멍이나 인공 새집에서 번식하며, 단독 또는 암수가 함께 생활한다.
솔부엉이는 과거 흔히 볼 수 있던 새였지만, 산림 개발과 도시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 먹이 오염 등으로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청송군에서는 2015년 주왕산국립공원 자연조사에서 8마리만 확인될 정도로 개체수가 적다.

이에 따라 1982년 11월 16일 천연기념물 제324-3호로 지정되었고,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기존 지정번호가 폐지되고 천연기념물로 재지정되었다.
역사적으로 솔부엉이는 부헝, 부헝이, 부엉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고양이와 닮은 얼굴 때문에 부모의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그림에 등장하기도 했으며, 고희를 축하하는 그림에도 자주 그려졌다.
솔부엉이는 올빼미보다 민첩해 사람이 접근하면 재빠르게 도망가는 특성도 있다. 이런 민첩성과 야행성 생활 습성이 지혜와 영민함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이번 경주 황성공원에서 발견된 솔부엉이는 도시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멸종위기종의 안정적인 번식이 확인된 만큼, 지속적인 보호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