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도 제쳤다…소비쿠폰 풀리자 슈퍼마켓서 66.4%가 ‘이것’ 쓸어담았다
2025-08-04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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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주류(30.3%), 가공식품(27.7%), 채소·육류 등 신선식품(18.5%)
정부가 지난달 21일부터 지급을 시작한 ‘민생회복 소비쿠폰(민생쿠폰)’이 시장에 빠르게 퍼지며, 소비 행태에도 뚜렷한 변화를 불러왔다. 소비자들은 쿠폰 사용처 확대와 시기적 타이밍에 맞춰 장바구니를 채웠고, 예상과 달리 ‘고기’보다 더 빠르게 팔려나간 품목은 세제·화장지 등 생필품이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가 지난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비쿠폰 사용이 집중된 지난 7월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매출이 전주(14~20일) 대비 증가했다고 답한 동네 슈퍼마켓은 전체의 90.8%에 달했다. 이 가운데 5% 이상 매출 증가를 기록한 곳은 62.2%, 5% 미만 증가는 28.6%였다. 조사는 연합회 산하 119개 슈퍼마켓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실제 소비자들이 소비쿠폰으로 가장 많이 구매한 품목은 세제·화장지 등 생활필수품으로, 전체의 66.4%가 이를 선택했다. 이어 음료·주류(30.3%), 가공식품(27.7%), 채소·육류 등 신선식품(18.5%) 순으로 나타났다. ‘고기’는 일부 매장에서 판매가 증가하긴 했으나, 생활밀착형 생필품의 수요가 더 압도적이었던 셈이다.

골목상권뿐 아니라 외식과 간편식 소비 증가도 눈에 띈다. 치킨, 햄버거,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는 일제히 매출 상승을 보고했다. 치킨 브랜드 BBQ는 해당 기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상승했고, BHC는 주말(26~27일) 기준으로 25% 증가했다. 맥도날드·롯데리아·노브랜드버거 등 주요 햄버거 브랜드 또한 평균 5~20%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커피전문점, 피자업계 역시 평균 10~30%가량의 매출 상승을 보였다.
편의점 업계의 ‘즉각 반응’도 주목할 만하다. GS25는 소비쿠폰이 지급된 지난달 22일 하루 동안 닭고기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 대비 229.9% 급증했으며, 국산 쇠고기도 136.3%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같은 기간 쌀·잡곡류 매출이 130% 상승했다고 밝혔다.

쿠폰 사용 행태는 세대, 소득, 성별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엠브레인 딥데이터가 지난달 22~28일간 집계한 소비쿠폰 결제 분석 결과, 가장 많이 사용된 업종은 편의점(11.3%)이었으며, 이어 병원·한의원·약국 등 의료업종(5.0%), 카페(4.4%), 일반음식점(3.9%) 순이었다. 특히 남성은 편의점(32.8%)에서의 사용 비율이 높았고, 여성은 카페(17.4%), 베이커리(7.3%) 등 취향 기반 업종의 소비 비중이 더 컸다.
현재까지 소비쿠폰은 총 8조2,371억 원 규모로 집행 중이며,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기준 지급 대상자의 90%인 4,555만 명이 신청을 완료했다. 이 중 신용·체크카드 신청자가 3,246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지역사랑상품권(719만 명), 선불카드(500만 명), 지류상품권(89만 명) 순이었다.
이처럼 소비쿠폰 지급 이후 생활필수품을 중심으로 한 실질 소비가 증가하면서 지역 소상공인 매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이고 있다. 특히 외식업, 편의점 등 골목상권 업종에서 매출 상승이 확인되며 내수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