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화장 대란' 해결될까... 서울추모공원 화장로 증설 완료 “하루 최대 85건 가능”

2025-08-1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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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확보한 공간 덕 봤다” 서울추모공원 화장로 4기 증설…18일부터 가동

이하 서울시
이하 서울시

서울시가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화장로 증설 공사를 마치고 오는 18일부터 가동을 시작한다. 이번 증설을 통해서울추모공원 화장로는 11기에서 15기로 늘어나 하루 처리 가능 건수가 59건에서 85건으로 확대된다. 서울시립승화원을 합치면 하루 평균 화장 가능 건수는 181건에서 최대 207건까지 증가한다.

이번 사업은 2008년 서울추모공원 건립 당시부터 초고령 사회와 장례 문화 변화를 대비해 확장 가능한 부지를 확보해 둔 덕분에 가능했다. 신규 부지 매입 없이 진행돼 1기당 공사비는 18억 원으로, 신규 화장장 건립 비용(1기당 약 224억 원)의 12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주민 협의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공사 기간도 크게 단축됐으며, 설계·시공 병행과 자재 조기 발주 등 ‘패스트트랙’ 방식 적용으로 착공 1년 만에 완공됐다.

공사 과정에서는 총선 직후 주민 반대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서울시가 서초구에 저층주거지 건축제한 완화를 제안하고 지역구 국회의원 중재로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공사 기간에도 기존 화장로 11기는 정상 가동됐으며, 소음이 큰 작업은 야간에 진행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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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이번 화장로 증설과 함께 화장 후 유골을 수골실로 옮기는 과정에 자율주행로봇을 새롭게 도입한다고 밝혔다. 기존 자동유골운반차 보다 경로 조정이 유연해 내부 혼잡을 줄이고, 5대 만으로도 기존 7대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서울추모공원 가동으로 인한 환경과 시민건강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염화수소, 먼지, 다이옥신, 악취, 매연 등 등 법정·자체 측정 항목에 대한 정기 점검도 진행 중이다. 그 결과는 수도권대기환경청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모든 수치는 관련 법상 허용 기준 이내로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확장으로 유족대기실은 10실에서 14실로, 주차면은 128면에서 178면으로 늘었다. 서울추모공원은 헌화를 상징하는 꽃잎 3장 모양의 지붕과, 지표면보다 약 12m 아래에 배치된 건물 설계로 외부에서는 공원처럼 보이도록 조성됐다. 차량 진출입로는 터널과 옹벽으로 가려 차량 이동이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했고, 전체 동선은 원스톱 구조로 설계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1일 서울추모공원을 방문해 신규 화장로, 유족대기실, 공영장례실, 산골시설 등을 점검했다. 그는 “서울추모공원처럼 주민 반대가 심한 기피시설은 처음부터 확장 여지를 두는 것이 옳다”며 “17년 전 시장 1기 때 확보한 공간 덕분에 큰 비용이나 갈등 없이 증설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률과 이용 인원을 감안해 당시부터 확장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장기적 안목에서 한 결정이었다”며 “기피시설을 나중에 새로 짓는 것은 훨씬 큰 반대와 비용을 불러오기 때문에, 한 번에 지을 때 확장 여지를 두는 것이 결국 시민 편익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2040년까지는 충분히 화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지만, 2060년 무렵에는 다시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10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도 미래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인프라를 확충하는 시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home 노정영 기자 njy2228@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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