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신규아파트 건설, '필터링효과' 크다
2025-08-1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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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대학교 구자문 명예교수와 포항시의회 안병국 의원(도시공학박사)이 공동 수행한 ‘포항의 신규주택공급에 의한 주거이동 파급효과 연구’의 결과
[포항=위키트리]이창형 기자=경북 포항시의 신규 아파트 공급이 지역 주민들의 주거 질을 크게 높이고, 연쇄적인 주거 이동을 촉진하는 데 뚜렷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고가 주택의 건설이 주택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치는 ‘필터링 효과’가 '공가사슬(빈집연쇄 이동) 분석'을 통해 실증적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한동대학교 구자문 명예교수와 포항시의회 안병국 의원(도시공학박사)이 공동 수행한 ‘포항의 신규주택공급에 의한 주거이동 파급효과 연구’의 결과다.
연구조사 결과, 응답자의 64.9%가 이전보다 평수나 방 개수 등 물리적 조건이 ‘향상’ 또는 ‘매우 향상’됐다고 답했다.
주택 중간가격은 전 주택 1억 7,690만원에서 현 주택 3억 2,330만원으로 올랐고, 평균 주거면적도 28.3평에서 30.5평으로 증가했다.
한편 가격대별 ‘공가사슬’ 길이 분석에서는 고가 주택(3억원 이상)이 4.94로 가장 길었으며, 중가 주택(2억~3억원 미만)은 4.75, 저가 주택(2억원 미만)은 3.58로 집계됐다.
이는 해외 주요 도시들 보다 긴 수치로, 고가 주택 공급이 하위 가격대 주택시장까지 영향을 미치는 필터링 효과가 포항에서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공가사슬에 의한 주거이동 변화를 체계적으로 추적한 논문은 국내에서 흔치 않은 연구 사례로, 이번 연구가 주거 이동 및 주택시장 분석 분야에서 중요한 학문적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은 올해 3월 10일부터 30일까지 포항 이인지구와 초곡지구의 신규 입주 아파트 128세대를 대상으로 전·현 주택의 가격, 규모, 주거 만족도 변화를 조사했으며, 분석에는 마르코브 체인(Markov Chain) 모델이 활용됐다.
교신저자인 안병국 의원은 “포항은 중규모 도시임에도 고가 아파트의 공가사슬 길이가 길게 나타났다”며, “이는 아파트 중심의 주거문화, 소득 대비 낮은 주택가격, 주거 질 향상 욕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고가 주택의 파급효과가 크지만 중·저가 주택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다양한 가격대의 신규 주택 공급과 교통·생활 인프라 확충으로 원활한 주거 이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정책 방향으로 ▲다양한 가격대 신규주택 공급 확대 ▲교통·생활 인프라 강화 ▲필터링 효과를 반영한 공공임대·주택바우처 정책 ▲도심과 부도심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압축도시’ 추진 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융합기술연구학회지(Asia-Pacific Journal of Convergent Research Interchange)' 2025년 7월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향후 지역별 맞춤형 주택정책 수립과 지방 도시의 주거복지 향상, 지역 균형 발전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며, 다른 학자들의 연구 자료로도 많이 인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