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돌아온다…전국서 단 82분만 볼 수 있는 ‘자연 현상’
2025-08-3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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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기준 새벽 2시 31분 시작…3시 53분에 종료
오는 9월 8일, 달이 붉게 변하는 개기월식이 전국에서 동시에 펼쳐진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5년 주요 천문 현상’에 따르면 이번 개기월식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에서 전 과정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에서 개기월식이 온전히 보이는 건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개기월식은 태양과 지구와 달이 일직선으로 나란히 설 때 일어난다. 지구가 태양빛을 가로막아 달을 완전히 가리면 달은 사라지는 대신 붉은 빛으로 물든다. 지구 대기를 통과한 햇빛이 굴절되면서 푸른 빛은 흩어지고 붉은 빛만 남아 달에 닿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달을 ‘블러드문’이라고 부른다.
이번 개기월식은 긴 시간 이어진다. 서울 기준으로 8일 오전 12시 28분에 반영식이 시작돼 달이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1시 27분에는 부분식으로 달이 그림자에 파고들고, 2시 31분부터는 달이 완전히 가려지며 개기식이 시작된다. 가장 붉게 물드는 순간은 3시 12분이고, 3시 53분이면 개기식이 끝난다. 마지막 반영식은 5시 55분에 종료된다. 약 다섯 시간 반 동안 달의 변화가 이어지는 셈이다.

이번 월식은 2018년 1월 이후 처음으로 반영월식과 부분월식, 개기월식이 차례대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달이 천천히 어두워졌다가 붉게 변하고 다시 밝아지는 과정을 모두 볼 수 있어 관측가들에게는 놓치기 아까운 장면이 된다.
관측은 맨눈으로도 가능하다. 시야가 탁 트인 강변이나 운동장처럼 넓은 공간에서 보면 더 선명하게 즐길 수 있다. 다만 도시 한가운데처럼 불빛이 많은 곳에서는 달빛이 흐려 보일 수 있어 가능하면 외곽이나 불빛이 적은 장소를 택하는 게 좋다. 망원경이나 카메라를 사용하면 달의 색이 바뀌는 순간을 자세히 기록할 수 있다.
이번 개기월식을 맞아 전국에서는 시민 대상 특별 관측 행사도 열린다. 어린이천문대는 전국 25개 지점에서 가족 관측회를 열고, 국립광주과학관은 개기월식 가족캠프를 준비했다. 경남 밀양 아리랑우주천문대와 경기 군포 누리천문대도 특별 관측회를 진행한다.
이번 달빛 쇼는 스마트폰 화면이 아니라 직접 하늘을 올려다보며 경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값지다. 오랜만에 찾아온 붉은 달은 아이들에게는 첫 우주 체험이, 어른들에게는 잊고 있던 밤하늘의 낭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