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는 일본 정계 뛰어넘는 트럼프의 그림자 외교관... 백악관 움직이는 일본인”
2025-08-2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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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는 어떻게 트럼프의 총애를 받게 됐나'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믿고 찾는 일본통’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5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손정의는 어떻게 트럼프의 총애를 받는 해외 투자자가 됐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손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통해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해 온 행보를 집중 조명했다.
FT는 손 회장이 거액의 대미 투자 약속과 일자리 창출 공약을 무기로 삼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속적인 구애를 펼쳐왔고, 이 같은 관계가 결국 비공식 외교 채널로까지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조슈아 워커 재팬 소사이어티 최고경영자(CEO)는 “워싱턴에서 손정의는 트럼프 진영이 일본 문제를 논의할 때 가장 먼저 찾는 해결사로 통한다”고 전했다.
두 인물은 자수성가형 억만장자이며 반기득권적 태도, 공격적인 사업 감각 등에서 여러 측면의 공통점을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FT는 손 회장의 대담한 투자 방식이 트럼프의 부동산 개발자 시절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한 미국 기업 임원은 “손정의는 판을 키우는 데 두려움이 없다”며 “트럼프가 모든 사안을 상업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걸 일찍 간파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손 회장은 트럼프의 집권 1기 당시 트럼프타워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자 1000억 달러 추가 투자를 약속했다. 현재는 오픈AI, 오라클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5000억 달러 규모의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대형 프로젝트와 맞물려 소프트뱅크 주가는 올해 들어 60% 이상 급등했다.
양자 간의 친밀도는 투자 협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손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수차례 골프를 치고 백악관을 오가며 관계를 다졌고, 이는 곧 미국 내 정치권과의 연결망으로도 확장됐다.
FT는 손 회장이 미국의 권력층과 가까이 지내야만 자신과 소프트뱅크의 야심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했으며, 이러한 전략이 인공지능 산업의 주도권을 노리는 장기 목표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손 회장의 이 같은 ‘문지기’ 역할에 대해 일본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공존한다.
일본 외무성의 한 고위 외교관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관료나 정치인이 파악하지 못하는 고위급 대화가 손 회장 개인을 통해 이뤄진다는 사실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워커 CEO도 “성공이 손정의 한 사람에게 집중되면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며 “관계가 틀어질 경우 정치·외교적으로 큰 파장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