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써도 되나” 트럼프 돌발 요청…李 대통령, 서명용 펜 즉석 선물
2025-08-26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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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장소인 오벌오피스(집무실)에 입장하기 전 일
"좋은 펜(nice pen)입니다. 괜찮으시면 제가 사용하겠습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영광이죠. 대통령님이 하시는 사인에 아주 잘 어울릴 겁니다."(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은 현지시간 25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악관 방명록을 작성한 뒤, 자신이 사용한 서명용 펜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즉석 요청에 따른 깜짝 증정이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32분쯤 백악관 웨스트윙(서관)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안내를 받아 방명록을 작성했다. 이는 회담 장소인 오벌오피스(집무실)에 입장하기 직전이었다.
이 대통령은 갈색빛이 도는 두툼한 펜으로 방명록을 적어 내려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곁으로 다가와 “아주 아름답게 쓰셨다. 한국어가 배우기 어려운 언어 아니냐”며 “영어와 한국어 중에 정확성에 있어서 어느 언어가 낫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컴퓨터가 쓰기에는 한국어가 조금 낫고, 말하기에는 영어가 나은 것 같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 이 대통령이 옆에 내려놓은 펜에 눈길을 주며 “펜은 대통령님의 것이냐”고 물었고, 이 대통령이 “네, 제가 갖고 있는 펜”이라고 하자 손에 들고 “좋다(nice)”를 연발했다. 이어 “도로 가져가실 것이냐. 난 그 펜이 좋다(I like it). 두께가 매우 아름답다. 어디서 만든 것이냐”라며 거듭 흥미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웃으며 “한국 것”이라고 답한 뒤 양손을 들어 가져가도 좋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고, 현장에 있던 배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소리가 터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사용해도 되느냐”고 묻자 이 대통령은 “영광”이라며 “대통령이 하시는 아주 어려운 사인에 유용할 것”이라고 흔쾌히 화답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펜을 들어 주변에 보여주며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겠지만 선물을 아주 영광스럽고 소중하게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또 “떠나시기 전에 선물을 드리겠다. 잊어버리지 않게 도와달라. 나가느라 바빠서 잊어버릴 수 있다”고 농담처럼 덧붙였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이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곧바로 현상해 직접 서명한 뒤 선물로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