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다 불법인데…중국 어선이 서해서 몰래 털어가고 있는 '한국 최고 수산물'
2025-09-1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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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대형 경비함정 투입해 24시간 단속
가을철 서해는 꽃게잡이로 가장 분주한 시기다. 하지만 이 황금어장을 노리고 불법으로 침범하는 중국 어선들 때문에 어민들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올 가을 꽃게 철(9~11월)을 맞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막기 위해 전방위 단속에 돌입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최근 서해 NLL 해역에서 관측된 중국 어선은 최대 140여 척에 달한다. 원칙적으로 외국 어선의 조업이 금지된 구역이지만 매일 수십 척이 몰래 들어와 꽃게를 싹쓸이하고 있다.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도 상황은 심각하다. 조업이 허가된 중국 어선 1150척 중 62%인 711척이 쌍끌이 저인망 어선으로, 오는 10월 중순부터 조업을 재개할 예정이어서 불법 행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을철은 서해 꽃게 성어기로 한국 최고 수산물이라 불리는 꽃게가 본격적으로 잡히는 시기다. 중국 어선들이 무허가로 조업해 수산 자원을 빼돌리면서 우리 어민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이에 대응해 서해 NLL 인근에 대형 1000~3000t급 경비함정 1척, 500t급 경비함정 3척, 특수기동정 2척 등 총 6척을 배치했다. 24시간 단속 체제를 유지하며 불법 조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인천 연평도에는 특수진압대 1개 팀을 추가 배치하고, 중국 어선 출현이 하루 평균 150척 이상으로 늘어날 경우 경비함정을 추가 증강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무허가 조업, 영해 침범, 공무집행 방해 등 중대한 위반 사례에 대해서는 담보금 최고액 부과와 선박 몰수까지 강력히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해경의 중국 어선 단속 실적은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나포된 중국 어선은 총 37척으로, 이 가운데 2척은 서해 NLL 해역에서 불법 조업 중 적발됐다. 같은 기간 해경은 검문검색 580건, 퇴거 383건, 해역 접근 차단 526건을 실시했다.
최근 5년간 나포 실적을 보면 2020년 18척, 2021년 66척, 2022년 42척, 2023년 54척, 2024년 46척으로 꾸준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도 이미 37척이 나포돼 불법 행위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해경은 단속 역량을 높이기 위해 중형급 전담함정을 도입하는 한편, 감시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기존 소형 단정은 기상 악화나 중국 어선이 설치하는 방해물로 인해 단속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중형급 단속선박을 투입해 불법 어선에 직접 계류할 수 있도록 개선 중이다. 또한 2026년부터는 관측·통신·수색구조 기능을 갖춘 위성을 순차적으로 발사하고, 무인기(드론)도 점차 늘려 광역 감시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은 "수산 자원을 고갈시키고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외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서해 꽃게는 우리나라 가을철 대표 수산물로, 명절 차례상과 식탁에 빠지지 않는다. 단백질과 타우린이 풍부해 건강에도 좋은 수산물로 손꼽히지만,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자원 고갈이 우려되고 있다. 꽃게는 일정한 성장 기간이 필요해 무분별하게 잡히면 어획량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국내 어민의 생계뿐 아니라 식량 안보에도 위협이 된다.
우리 어민들은 꽃게철을 맞아 분주하게 조업에 나서지만, 서해를 넘어오는 중국 어선들로 인해 늘 불안에 시달린다. 불법 어선들은 야간이나 기상 악화를 틈타 몰래 들어와 저인망으로 대량 어획을 시도한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피해를 넘어 장기적으로 어족 자원의 고갈을 초래해 어업 기반 자체를 흔들 수 있다.
해경의 강도 높은 단속과 첨단 장비 도입이 이어지고 있지만, 불법 조업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중국 당국과의 협력 강화, 국제 해양질서 확립도 필수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