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명 중 8명 사망...'이것' 먹고 증상 나타나면 심각하게 의심해봐야

2025-09-1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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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월에 집중적으로 환자 발생하는 이 질환

수산시장 자료사진 / 뉴스1
수산시장 자료사진 / 뉴스1

해산물을 날로 먹었을 때 감염될 수 있는 비브리오패혈증 환자가 늘고 있어 질병관리청이 주의를 당부했다.

16일 질병청에 따르면 비브리오패혈증 환자 발생 신고가 지난 5월 1명에서 6월 2명, 7월 2명, 지난달 14명으로 늘고 있다. 올해 비브리오패혈증 누적 환자는 19명이고 이 가운데 8명이 숨졌다. 사망 환자들은 모두 간 질환, 악성종양,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가진 비브리오패혈증 고위험군이었다.

비브리오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Vibrio vulnificus) 감염에 의한 급성 패혈증이다. 치사율이 50% 안팎에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다. 매년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8~10월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는 그람 음성균으로 막대모양이며 운동성을 가진 세균이다. 1976년 처음 병원체로 밝혀졌으며 콜레라의 원인이 되는 콜레라균과 근연관계에 있다.

이 세균은 염분에 강한 내성이 있어 담수에서는 살 수 없으며 하구, 기수, 연안의 바닷물, 갯벌 등 다양한 해양 환경에서 서식한다. 국내에서는 염분이 낮고 유기물질이 많은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주로 발견된다. 수온이 18도 이상이고 염분농도가 25‰(퍼밀) 정도일 때 번식이 활발해진다.

수산시장 자료사진 / 뉴스1
수산시장 자료사진 / 뉴스1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는 해수나 기수에서 자유롭게 생존하면서 굴, 바지락, 새우, 게 등 다양한 해산물에 부착해 서식한다. 특히 굴의 경우 여과섭식(물을 빨아들여 그 안에 떠다니는 플랑크톤이나 유기물을 걸러 먹는 것)을 통해 체내에 균을 농축하기 때문에 생굴 섭취 시 감염 위험이 높다. 냄새나 맛, 형태로는 감염된 굴을 구분할 수 없다.

감염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어패류, 게, 새우 등 오염된 해산물을 날로 먹거나 덜 익혀 먹을 때다. 둘째, 상처 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할 때다. 노랑가오리 등의 꼬리에 찔린 상처에 바닷물이 닿을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다. 다만 사람 간 전파되지는 않는다.

감염되면 감염 경로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오염된 해산물을 섭취했을 경우 급성 장염이 발생하며 구토, 설사, 복통이 나타난다. 상처를 통해 감염될 경우 괴사가 발생한다. 면역력이 저하된 고위험군에서는 균혈증으로 진행해 급성 발열, 오한, 혈압 저하, 복통, 구토, 설사 등 패혈증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간경화와 같은 간 질환을 가진 환자나 혈색소침착증 환자에서 패혈증이 주로 발생한다. 증상 시작 24시간 안에 다리에 발진, 부종, 수포(출혈성) 등의 피부병변이 생기며, 주로 양하지에 큰 물집이 잡혔다가 점차 괴사조직으로 변해가는 경과를 보인다.

국내에서는 간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으로부터 매년 20~40 환례가 발생하고 있으며, 치명률은 50% 이상이다. 대부분 40세 이상의 남자에서 발병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미국, 일본, 대만, 이스라엘, 스페인, 터키, 태국, 덴마크, 벨기에,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등에서 보고되고 있다. 미국 해안지방에서는 매년 10만명 당 0.5명의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진단은 혈액, 대변, 상처 분비물 등에서 균을 분리 배양하거나 분자생물학적 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며, 항생제 치료와 함께 필요시 외과적 치료를 병행한다.

만성 간 질환, 당뇨병, 알코올 의존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비브리오패혈증의 고위험군이다. 이들은 피부에 상처가 있다면 바닷물 접촉을 피하고 어패류는 반드시 익혀서 섭취해야 한다.

예방하려면 어패류를 충분히 가열 조리해야 한다. 60도 이상에서 15분 이상 가열하면 균이 완전히 죽는다. 피부에 상처가 있는 경우 바닷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해산물 취급 시에는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임승관 청장은 "예방을 위해서는 익히지 않은 어패류, 게, 새우 등의 섭취를 피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은 예방수칙을 각별히 숙지하고 지켜달라"고 말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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